“오늘은 블로그 체험권으로 공짜 스시를 먹습니다”
“한번 보러 오세요. 얼마나 그지같이 사는지”
생활비 절약을 넘어 1원조차 쓰지 않는 ‘무지출 챌린지’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인생은 한번 뿐”이라며 욜로를 외치던 이들이 갑자기 허리띠를 졸라맨 이유는 물가 때문이다. 치솟는 물가를 감당하기 어려운 청년들이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최소단위 소비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 상승했다. 이는 2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특히 쌀과 라면 등 소비자가 자주 구매하는 품목 144개에 대한 생활물가지수가 7.4%로 1998년 11월(10.4%) 이후 가장 높은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을 보였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4.1% → 4.8% → 5.4%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왔다.
문제는 물가가 언제 잡힐지도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정부와 당국이 유류세를 인하하거나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물가를 잡기 위한 강수를 두고 있지만, 소비자 체감까지 이어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치솟는 물가에 ‘욜로(YOLO)’, ‘플렉스(FLEX)’로 대표되던 2030 소비문화가 절약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최근 블로그, 유튜브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무지출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일정 기간 소비나 지출을 하지 않으며 이를 과시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무지출 등 절약을 주 콘텐츠로 하는 유튜버는 최근 수십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한 달 혹은 일주일간 일정 기간을 0원으로 살았다는 내용의 브이로그들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주요 SNS에서도 ‘무지출챌린지’를 태그로 달며 가계부나 소비기록 애플리케이션을 인증하는 사례가 늘었다.
‘무지출 챌린지’를 하는 사람들은 SNS를 통해 자신의 절약 방법과 소비 욕구 참는 법 등을 공유하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여념 없는 모습이다.
무지출에 도전하는 이들은 일주일간 직장에서 얻어온 간식이나 구내식당, 오래전 사놓았던 냉동고기, 만두, 달걀 등 식자재, 회식이나 블로그 체험단 등을 통해 끼니를 해결한다. 산책하거나 집에서 유튜브를 보는 등 취미생활에 드는 비용도 최소화한다. 이들은 절약한 돈을 대부분 저축에 쏟는 것으로 보인다.
한 절약 유튜버는 “월급의 80%를 저축”한다며 저축 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러한 ‘무지출 챌린지’가 진정한 ‘무지출’인가 반문하는 지적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로 끼니 해결하면서 무지출 챌린지라는데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는 지출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한, 무지출 등 극도의 절약이 유행해 전반적인 수요가 줄면 오히려 경기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러한 지적들에도 오르기만 하는 물가 탓에 ‘무지출 챌린지’는 한동안 인기를 끌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무지출 챌린지를’ 실천하는 누리꾼들은 “0원 지출은 불가능하지만, 무지출 일수를 늘려가고 가계부를 쓰면서 소비 생활을 반성할 수 있다”거나 “무지출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쓸데없는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