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순 6호선 합정역·7호선 면목역 등 임대차 입찰 예정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을 이용하던 이희영(52) 씨는 ‘메디컬 존’을 이용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지하철 환승 통로에 약국이 생기니까 급하게 아프면 걱정을 덜 것 같다”며 “역사 내에서 편리하게 약국을 이용하니 신기하고 좋다”고 전했다.
14일부터 역사 내 일정 공간을 의원·약국으로 구성한 ‘메트로 메디컬존’이 역삼역과 종로3가역에 문을 열었다. 시민들은 지하철을 이용하다가 몸이 불편하거나 병원 운영시간이 종료된 퇴근길에도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메트로 메디컬존은 매일 아침 9시 30분부터 저녁 8시까지 365일 연중무휴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날 종로3가역에 문을 연 ‘종로3가 약국’은 손님들이 계속해 들어오고 있었다. 종로3가 약국은 시내 일반 약국과 비교해도 대부분의 의료 약품 등을 갖춘 모습이었다. 눈 건강, 혈액 건강, 여성 건강 등 코너별로 약이 비치됐다.
종로3가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박규태(54) 씨는 “약국을 다른 곳에서 운영하다가 메디컬 존이 오픈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며 “시민들이 출퇴근하면서 병원을 이용하거나 약국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종로3가 약국은 종로3가역 지하 2층 1·3호선 환승구간에 있으며, 의원은 추후 개업할 예정이다.
2호선 역삼역에 있는 ‘본앤미 의원’은 도수·물리치료부터 시작해 피부과 진료 등 폭넓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의원을 운영하는 의사 이예림(37) 씨는 “처음에 역사 내에 개업한다는 결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시민들이 지나가면서 편리하게 이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의사 이길주(40) 씨도 “의원을 개업하고 나니 역사 자체가 밝아진 느낌이라 이미지 개선에 이바지한 것 같다”며 “시민들도 지나가다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말씀해주셔서 병원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메디컬존은 2020년 국토교통부 고시로 의원과 약국을 포함한 1종 근린생활시설이 지하철 역사 내에 입점할 수 있게 되면서 생겨났다. 현재 서울 지하철 역사 내에는 의원 4곳과 약국 30곳이 입점해 있다.
메디컬존 사업은 더 확대될 예정이다. 이달 18일 6호선 합정역을 시작으로 7호선 면목역, 학동역, 장승배기역에 추가로 메디컬존 사업 임대차 계약 입찰이 진행된다.
메디컬존 경쟁 입찰에는 현재 의사 또는 약사 면허 자격을 가진 사람만 가능하다. 법인으로 입찰에 참여할 때도 법인 대표가 의사ㆍ약사 면허를 소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