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시즌, 이용자 500만명 돌파…국내 1위인 웨이브 훌쩍 추월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과 ‘시즌’이 통합한다. 콘텐츠 제작 역량과 미디어 사업 경쟁력 강화 등 시너지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 기준 두 서비스의 이용자를 단순 합산하면 500만 명을 훌쩍 넘어 국내 1위 OTT에 단숨에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대적으로 규모를 키워온 OTT 플랫폼 업계의 지각변동이 시작된 셈이다.
14일 KT ‘시즌’(seezn)과 CJ ENM ‘티빙’의 합병 선언은 글로벌 공룡 OTT인 넷플릭스에 맞서는 토종 OTT의 합종연횡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장조사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티빙 월간 모바일 활성 이용자(MAU)는 약 402만명, 시즌은 157만 명이다. 두 서비스의 이용자를 단순 합산하면 560만 명에 육박한다. 국내 OTT 1위 사업자인 웨이브의 이용자 수(424만 명)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는 글로벌 1위 OTT인 넷플릭스의 국내 활성이용자 수(1117만 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지만 국내 토종 OTT로는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유의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업계에선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에 맞설 서비스의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
자본력을 앞세운 공룡 OTT가 콘텐츠 시장을 장악하고, 국내시장을 잠실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기 때문이다. 각자도생이 아닌 플랫폼 도입과 콘텐츠 교환 등으로 손을 잡아야 한다는 통합론이 꾸준이 제기돼 왔다. 티빙과 시즌의 합병설에 업계의 관심이 유독 컸던 것도 이 때문이다. 티빙과 시즌의 합병설은 올초부터 불거졌다. 올해 3월 CJ ENM이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출자했고, 양사가 투자와 콘텐츠 교류를 넘어 기획·제작을 포함한 콘텐츠분야 공동 사업을 위해 ‘사업협력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면서 합병설은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분위기였다.
또 시장에선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급격히 증가했던 OTT 서비스 시장이 거리두기 해제로 구독자가 감소하는 등 위축세를 보이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많았다.
업계에선 양측의 시너지가 국내 OTT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몸집을 불린 두 서비스가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장및빛 전망에 힘이 실린다.
시즌의 경우 실시간 방송 채널과 최신 영화, 인기 해외 시리즈를 비롯해 차별화된 오리지널 작품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숏폼부터 미드폼까지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단독으로 공개해 왔다. ‘소년비행’, ‘크라임 퍼즐’, ‘구필수는 없다’, ‘어나더 레코드’ 등이 대표작이다. 특히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잇따라 공개하며 이용자 확대에 나섰다. KT가 이번 통합을 결정한 데에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의 콘텐츠가 성공가도를 달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티빙의 경우 오리지널 콘텐츠와 기술력을 인정받아 2500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약 2조 원에 달하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들은 단순히 많은 콘텐츠량을 가진 OTT보다 ‘보고 싶은’ 콘텐츠가 많은 OTT를 선택한다”면서 “회원 수를 합쳐서 늘렸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두 회사의 콘텐츠 제작 역량이 합쳐져 낼 시너지가 어느 정도 수준이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