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간’에 빠진 게임업계…"돈 벌려고 만든 게 아니라고?"

입력 2022-07-16 11:33수정 2022-07-16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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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간' 시장 2030년엔 680조까지 성장 예측, "인간 넘어설 것"
게임 개발로 축적된 기술력·기획력 바탕으로 '가상인간' 제작 이점
수익성보다는 투자…업계, "마타버스 등 미래 시장 선점 의미 커"

▲(왼쪽부터)넷마블의 '리나', 스마일게이트의 '한유아', 크래프톤의 '위니' 등이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사진출처=각사)

게임업계에서 ‘가상인간’ 붐이 일어나고 있다. 업계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기술력·기획력을 바탕으로 점점 커지는 가상인간, 메타버스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이머진리서치’에 따르면 가상인간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13조 원에서 2030년 680조 원 수준까지 커질 전망이다.광고·마케팅에 활용되는 인플루언서 시장에선 2025년이면 가상인간 인플루언서가 실제 인간 인플루언서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게임업계가 가상인간에 뛰어든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게임사들의 게임 제작 노하우가 가상인간 제작에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가상인간 제작은 어떻게 보면 게임회사가 원래 하던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라면서 “게임 제작은 아바타나 NPC 같은 가상의 인물을 만들고, 스토리를 입혀 세계관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상인간 도입에는 다양한 장점이 있다. 원하는 이미지에 맞는 인물을 찾는 것이 아닌, 가장 적합한 인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또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 한 번에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할 수 없는 일이나, 갈 수 없는 곳도 가상인간에겐 존재하지 않는다. 일부 유명인에게서 발생하는 사생활 리스크에서도 자유롭다. 초기 개발비용이 크지만 일단 제작되고 나면 활용도가 높아 장기적으로는 경제적이라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의 가상인간은 게임을 기본으로, 광고, 엔터테인먼트, 인플루언서 활동 등을 경제적이고 유연하게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무엇보다 트랜드를 선도한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Z세대 사이에서는 가상인간이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등 일종의 트랜드로 여겨지는 만큼, 이미지 제고에도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가상인간 '한유아'는 '스마일게이트'와 특수효과 전문 스튜디오 '자이언트스탭'이 함께 제작했다. (사진제공=스마일게이트)

국내 게임업계 가상인간 중에선 스마일게이트와 자이언트스탭이 제작한 한유아가 가장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유아는 2019년 VR 게임 캐릭터로 처음 등장했다. 올해 2월엔 연예 기획사 YG케이플러스와 계약을 맺고, 인기 연예인들이 주로 맡아오던 ‘옥수수수염차’의 단독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싱글앨범 ‘I Like That’을 발매하는 등 활동 범위를 넓혀가는 중이다. 지난 5월 유튜브에 공개한 뮤직비디오 풀버전의 조회수는 현재 700만 회를 넘어섰다.

업계에선 크래프톤(애나, 위니), 넷마블(리나), 넵튠(수아) 등이 속속 가상인간을 제작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엔씨소프트도 곧 가상인간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가상인간 ‘로지’를 제작한 싸이더스스튜디오X에서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담당했던 정병건 디지털아트 실장을 영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게임업계는 당장의 수익성을 보고 가상인간을 제작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상인간의 활동이 수익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개발비 등을 고려하면 목적이 수익은 결코 아니다”라면서 “향후 메타버스가 활성화되고 시장이 커졌을 때를 대비하고, 미래 시장을 선점·주도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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