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투자업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미성년자의 비대면 주식 계좌 개설에 대해 추가적인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계좌 개설에 미성년자의 의지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토스증권의 서비스가 중단된 것도 이 맥락에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미성년자 비대면 주식 계좌 개설과) 연결된 비대면 실명 확인 관련된 과제들을 함께 검토하다보니 늦어지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토스증권은 지난해 12월 10대 청소년 고객을 잡기 위해 토스 앱에서 토스증권 계좌를 개설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만 14~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신분증(여권,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원동기면허증 등)과 본인 명의 계좌를 통한 본인 인증 후 보호자 동의 절차 등을 거치는 방식이다. 기 과정에서 청소년이 계좌 개설을 신청하면 보호자의 휴대폰으로 알림이 전송되고, 보호자는 자녀의 계좌 개설 동의 및 공인인증서를 통한 가족관계 확인 절차를 완료해야 한다.
보호자가 먼저 청소년 자녀의 계좌 개설을 신청할 수도 있게 했다. 보호자가 신청, 동의 절차를 완료하면 자녀에게 알림이 전송되고, 알림을 받은 자녀가 토스증권에 접속해 계좌를 만드는 것이다. 해당 서비스는 출시된 지 일주일도 안 돼 정지됐다.
금융위는 은행 계좌와 달리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주식 계좌는 더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양새다. 만14세 이상 미성년자는 일정한 한도 내에서 부모의 동의를 받지 않고도 비대면으로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있지만, 주식 계좌는 불가능하다. 미성년자가 증권 계좌를 만들기 위해선 직접 증권사 영업점에 방문해야 한다.
또 당국이 우려하는 것 중 하나는 탈세와 차명 가능성이다. 자녀의 의지 없이 부모가 탈세 등을 위해 자녀의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고 이를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에도 신한금융투자가 미성년자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출시했으나 관련 이슈에 부딪히면서 지난해 중순 서비스를 접은 바 있다.
미성년자의 주식 투자 수요가 꺼지지 않으면서 금융위가 토스증권 서비스를 허용할 경우 주요 증권사들도 해당 시장에 진출할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19세 이하 미성년자의 신규 주식 계좌 개설 건수는 47만5399개로 1년 전(9만3322개)보다 5배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