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단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습니다. 연 1.75%였던 기준금리는 2.25%까지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시중 은행들도 속속 예·적금 금리를 올리고 있는데요. 예·적금 가입 시기나 갈아타기 여부를 두고 금융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본격화되는 고금리 시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기준금리는 올 연말까지는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6~2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전망입니다. 이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1.00%포인트 올리는 ‘울트라 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치보다는 낮은 수치입니다.
그러나 자이언트 스텝 또한 무시할 만한 수준이 아닙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 올리는 것은 1994년 이후 최대폭입니다. 연준이 이번 달까지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경우 2개월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 셈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2.75~3.00%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예·적금 금리도 이를 좇아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상 납입 기간이 길수록 이자율이 더 높긴 하지만, 기준금리가 올해 남은 기간에만 총 0.75%포인트 더 오르고 내년에도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만기가 짧은 상품이 여전히 이득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까지는 1∼6개월 정도의 단기 상품이 적합해 보인다”며 “내년 초부터는 1년 이상의 장기 상품을 단기 상품과 함께 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에는 비대면으로 가입할 경우 우대금리를 주는 곳도 많아졌기 때문에 영업점 방문보다는 온라인을 통해 상품을 알아보는 것도 이자율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전문가들은 가입한 지 3개월이 지나지 않았다면 중도해지 하고 다른 상품에 가입해서 좀 더 높은 이자를 받는 게 이익이라고 조언합니다. 중도해지 이율이 적용돼 일부 손해를 보더라도 더 높은 이자율을 적용받는 게 유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약 만기까지 3개월 채 남지 않았다면 다른 상품이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더라도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정기예금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 이자를 거의 못 받기 때문입니다. 통상 납입 기간에 따라 애초 약정금리의 50~80%만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 가입한 정기 예·적금이라면 중도해지보다는 해당 예·적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새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통상 예·적금담보대출의 금리는 예·적금 금리에 1%포인트가 더해져 산출되는데, 최근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대출 이자를 내고도 차익이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8월 초 가입한 2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새로 고금리 예·적금에 가입한다면, 대출이자까지 계산해도 최소 1.00%포인트가량의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8월 말부터 최근까지 기준금리가 총 2.00%포인트 올랐기 때문입니다.
다만 은행들이 내놓고 있는 고금리 상품은 납입 한도가 적어 목돈을 마련하기에는 부적합할 수 있습니다. 또 우대금리 요건이 까다로운 경우도 많아 금융소비자들의 꼼꼼한 확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