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상승세 꺾였다…휘발유 ℓ당 1800원대 주유소 나와

▲21일 서울의 한 주유소. (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정부의 유류세 추가 인하 조치가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 상승세가 꺾였다.

2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1980.22원을 기록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ℓ당 2000원 아래로 하락한 것은 2개월 만이다.

기름값 하락에 힘입어 1800원대 주유소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휘발유 가격이 가장 낮은 곳은 강서구의 ‘스카이주유소’로 ℓ당 1848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고공행진 하던 휘발유 가격이 내림세로 전환한 것은 국제유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배럴당 96.35달러까지 하락하며 100달러를 밑돌았다.

정부가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30%에서 37%로 확대한 것도 내림세에 힘을 보탰다.

지난 13일 대한석유협회는 "정유사들은 유류세 인하 당일에 직영주유소와 저유소에 유류세 인하 전에 공급된 높은 세율이 적용된 재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고손실을 감수하며 유류세 인하된 가격으로 판매, 공급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휘발유와 달리 경유는 여전히 2000원대를 웃돌고 있다. 이날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ℓ당 2048.11원에 달했다.

최근 경유 가격은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경유 재고 부족 현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석유제품 수급난의 영향으로 급등세를 보인다. 유류세 인하 폭 확대가 경유보다 휘발유에 집중된 것도 배경 가운데 하나다.

유종별로 부과되는 세금에 차이가 있는 만큼 유류세를 똑같이 인하해도 기름값 하락분은 유종에 따라 달라진다. 유류세를 37% 인하할 때 휘발유 가격은 ℓ당 304원 하락하지만, 경유 가격은 ℓ당 212원 하락에 그쳐 100원 가까이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업계에서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8월 초까지는 내림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현재 국제유가 변동성이 심한 탓에 다시 오름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재확산 등 세계 경기침체 우려로 국내 석유제품 가격의 선행지표인 국제 석유제품가격이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정부의 유류세 인하 확대 효과에다 국제가격 하락까지 맞물리면서 국내 유가는 계속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