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필수·우영우’ 앞세운 구현모의 ‘KT 콘텐츠’ 통했다

입력 2022-07-2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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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매주 시청률 경신
ENA스페셜 통해 오리지널 드라마 편성도
3년간 5000억 원 투자하는 구현모의 결단
2025년 미디어·콘텐츠 분야 매출 5조 목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스틸 컷. (사진제공=박은빈 인스타그램)

국내 미디어 콘텐츠 시장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TV는 물론 유튜브, SNS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이용자들 입에 오르내리며 올해 최대 히트작으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총 16부작 중 절반인 8화가 방송된 현재 전국 13.1%, 수도권 15.0%, 분당 최고 시청률 16.8%를 기록하며 매 주 신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이 같은 인기 비결에는 드라마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며 미디어 밸류체인 구축에 집중한 구현모 KT 대표의 승부수가 통했다는 평가다.

KT는 지난해 3월 KT스튜디오지니를 출범하며 콘텐츠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후 KT는 구독형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 디지털방송 솔루션 ‘알티미디어’ 등을 인수하며 미디어 핵심 역량을 갖췄다. 또 HCN과 미디어지니 인수를 통해 기존 skyTV 7개 채널을 보유하며 1300만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유료방송 사업자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방영되는 채널 ENA는 지난 4월 KT가 콘텐츠 확산을 견인하기 위해 새롭게 런칭한 채널이다.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에는 인지도가 낮은 신생 채널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5%대 시청률을 넘어서는 기적을 내놨다.

더 놀라운 점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KT그룹의 지원을 독점한 핵심 콘텐츠가 아니라는 점이다. KT는 4월 미디어 생태계 발전 전략 발표 당시 우영우를 포함한 드라마 라인업 24종을 공개했다. KT는 이 드라마 라인업을 오는 2024년까지 방영하며 2025년 미디어·콘텐츠 매출 5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제시했다.

이 라인업에서 우영우는 2번째에 위치해 있다. 우영우보다 앞서 방영한 ‘구필수는 없다’를 제외한다면 아직 22종의 드라마 라인업이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우영우의 후속작으로는 정일우·권유리가 주연을 맡은 ‘굿잡’이 확정 돼 오는 8월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오광훈 ENA채널 콘텐츠사업본부장은 “지난 4월 ENA 리브랜딩을 통해 채널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면 이제는 채널의 성장을 굳힐 타이밍”이라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ENA채널에 대한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다양한 드라마와 예능을 제작해 공격적인 편성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용필 skyTV 대표가 지난 4월 열린 KT그룹 미디어데이에서 콘텐츠 사업 목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조성준 기자 tiatio@)

업계에서는 KT의 미디어·콘텐츠 투자가 앞으로 더 공격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3년간 5000억 원의 이상의 자금 투자를 발표한 만큼 탄탄한 스토리의 작품이 더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KT는 이를 위해 넷플릭스와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한다. 이미 구현모 KT 대표는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자와 비공개 회동을 갖고 미디어·콘텐츠 부분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OTT와 관련한 협력을 의논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ENA에서도 넷플릭스처럼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한다. ENA스페셜로 오리지널 드라마 편성도 확장해 첫 번째 작품인 밀리터리 드라마 ‘신병’의 방영을 시작했다. 구독자 315만명 이상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장삐쭈에서 제작한 동명의 작품을 실사화한 작품으로, KT는 다양한 드라마의 방영을 통해 채널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PPL이 없어 안정적인 스토리 전개가 가능해졌다”며 “기존 클리셰를 파괴하는 라인업을 통해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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