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고객층 10~20대, 학령인구 감소로 수익성↓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 오픈 및 경험 콘텐츠 생산
“필기구 판매 기업 이미지 탈피로 새 시장 확대”
문구기업 모나미가 필기구를 판매하는 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사업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주요 고객층인 학령인구가 줄어들자, 단순 필기구였던 모나미 제품을 ‘표현하는 도구’로 재정의한 것이다. 펜의 다양한 용도를 제시한 모나미는 새로운 시장 확대를 위해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고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을 만드는 등 사업 다각화를 펼치고 있다.
26일 문구업계에 따르면 모나미는 필기구였던 펜을 표현하는 도구로, ‘그리다’의 영역으로 확장했다. 기존 ‘쓰다’의 개념인 필기구의 패러다임을 바꿔 주요 고객층을 10~20대인 학생에서 전 연령층으로 확대했다. 경쟁사도 문구업계가 아닌 취미 관련 카테고리의 브랜드로 확대했다. 모나미 관계자는 “새로운 관점에서 모나미의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게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나미가 기존 문구기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려는 이유는 학령인구 감소 때문이다. 2020년 통계청에 따르면 학령인구는 2017년 846만 명에서 향후 10년간 190만 명이 감소할 전망이며, 2067년에 364만 명 수준으로 예측된다. 펜을 주로 사용하는 학령인구가 감소 추세로 돌아서자 문구업계는 위기의식을 느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모나미는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문구 프랜차이즈 사업과 디지털 프린트 사업, 교육 사업 등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일반 기업들과 같게 기존 비즈니스와 연관된 신사업 모델을 구상한 것이다. 하지만 경영 트렌드에 휩쓸려 상황에 쫓기듯 기획한 신규 비즈니스는 난항을 겪었다. 결국, 학령인구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으며 뚜렷한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모나미는 반복되는 학령인구 문제에서 탈피하기 위해 신사업을 찾기 대신 필기구의 본질에 물음표를 던졌다. 더욱 확장된 사고로 펜의 주된 역할을 ‘쓰기’가 아닌 본인의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로 바라봤다. 이렇게 펜을 재정의하자, 학령인구 감소가 더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펜의 다양한 용도를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으로 확대도 가능했다.
모나미는 고객이 펜의 본질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경험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뻔한 문구점이 아닌 체험형 매장인 ‘모나미 스토어’를 선보였다. 2015년 홍대 1호점을 시작으로, 합정동,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에버랜드, 부산 롯데백화점, 최근 성수동까지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을 오픈했다. 제품이 아니라 경험을 파는 개념으로 생겨난 모나미 스토어 성수점은 실제 오픈 당시 방문객 1000여 명이 몰렸으며 일 평균 400~500명의 방문객이 매장을 찾고 있다.
펜을 그리다의 영역으로 확장한 모나미는 공식 유튜브 채널과 오프라인 클래스 운영하며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모나미는 지난 25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영상 콘텐츠 ‘그리고 왔습니다’ 시즌 2를 공개했다. 그림을 그리는 것에 중점을 두고 여행을 더해 차별화된 스토리의 브랜드 영상을 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원데이 클래스도 약 1년 만에 재개했다. 모나미 스토어에서 운영하는 원데이 클래스는 모나미 프러스펜, 컬러 트윈 브러쉬 등을 활용해 수채화, 캘리그라피 등을 전문 강사들과 함께 배워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모나미 관계자는 “펜이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라면 펜으로 그림 그리기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생각을 표현하는 일이 꼭 글로만 가능한 건 아니므로 그림을 통해 훨씬 더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패러다임 전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뻔한 문구점이 아닌, 고객이 펜의 본질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새 시장 확대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