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가 언론에 공개된 오후 6시쯤부터 27일 오전 8시 30분 기준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해당 내용과 관련된 글이 약 800건 올라왔다.
특히 메시지를 언론에 노출시킨 권 원내대표의 행동이 부주의했다고 비판하는 내용이 다수를 차지했다.
한 당원은 “권 원내대표는 사퇴하라.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은 고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새 정부가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는 이때 당 대표(직무대행)라는 분이 뭐하시는 건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조용히 물러나라”고 했다.
또 다른 당원도 권 원내대표를 향해 “언제까지 당신의 실수를 봐야 하나. 능력이 부족하면 내려와라. 당신 욕심에 국민은 괴롭다”면서 “정권이 어떻게 바뀌었는데 계속 발목만 잡나. 사퇴하라”고 일갈했다.
다른 당원은 “대통령한테 실망이다. 본인 당선을 위해서 여러 아이디어를 내고 헌신한 사람에 대해서, 표현 수준도 저질이고 뒷담화 하는 방식도 저질이다. 그리고 대통령이 당에 개입하는 모습도 후져 보인다”고 지적했다.
탈당하겠다는 당원들도 있었다. 한 당원은 “대통령과 원내대표간의 문자가 노출되도록 한 것도 심각한 문제지만 어렵게 정권을 잡고 정권이 출범한 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내부적으로 화합하고 단결하지 못하면 어떻게 국정운영을 할 수 있겠나”라며 “탈당하겠다”고 적었다.
국회 사진기자단은 전날 오후 4시쯤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대정부질문을 지켜보던 권 원내대표의 휴대전화 화면을 촬영했다. 화면에는 권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은 모습이 담겼다.
해당 사진에는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가 “우리 당도 잘 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며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고 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고 화답했다.
언론에 메시지 내용이 공개되자 권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후 8시쯤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고 공개 사과했다.
권 원내대표는 ‘내부총질’이라는 표현을 염두에 둔 듯 “당 대표 직무대행까지 맡으며 원구성에 매진해온 저를 위로하면서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하신 것으로 생각된다”며 “오랜 대선 기간 함께 해오며 이준석 당대표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