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시동 끄는 완성차업계
2025년까지 국내 신규 공장 설립
기아, 친환경차 비중 52% 확대
글로벌 거점서 전기차 특화 생산
르노, 2026년 국내서 전기차 첫선
한국지엠, 라인업 10종 출시 예고
자동차 업계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전기차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판매량을 늘리며 중장기적으로 내연기관차 생산을 줄이는 전동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가장 앞서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2045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2030년 제네시스 100% 전동화 △2035년 유럽 판매 100% 전동화 △2040년 주요 시장 100% 전동화 추진 등 전동화 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또 현대차는 지난 3월 ‘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구체적인 전동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한 전기차 판매량을 2026년 84만 대, 2030년 187만 대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연 14만 대를 기록한 전기차 판매 규모를 10년 내 13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목표 달성 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021년 3% 수준에서 2030년 7%까지 증가한다. 이를 위해 올 9월경 ‘아이오닉 6’를 새로 출시하는 등 2030년까지 총 17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국내에 전기차 공장도 새로 짓는다. 현대차는 지난달 임협 과정에서 노조와 국내 전기차 공장 신설에 합의했다. 공장은 내년에 착공해 2025년 완공이 목표다. 지난 5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 설립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올해만 두 번째 전기차 공장 신설 발표다.
같은 그룹의 기아도 3월 인베스터 데이에서 전동화 전략을 발표했다. 기아는 2027년까지 전기차를 14종으로 늘리고 이를 바탕으로 2026년 80만7000대, 2030년 12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기차는 물론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을 포함하는 친환경차의 비중은 전체의 52%까지 늘릴 계획이다.
전기차 생산 공장도 늘린다. 기아는 한국 외 미국·유럽·중국·인도 등 글로벌 생산 기지에서 시장에 특화된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기아는 이미 지난 5월 오토랜드 화성에 수천억 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기차 전용 공장 설립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도합 90%에 육박하는 현대차·기아가 적극적으로 전기차 전환을 주도하는 가운데 르노, 한국지엠 등 완성차 업체도 조심스럽게 전기차 시장에 도전한다. 수익성을 고려할 때 국내 시장에서 당장 전동화에 나서긴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르노는 4년 이내에 국내에서 전기차를 출시한다. 지난 6월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 CEO는 기자간담회에서 “2026년 전기차 출시는 빠르지도 늦지도 않은 완벽한 타이밍”이라며 전기차 출시 시점을 밝혔다.
한국지엠은 2025년까지 국내 시장의 10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생산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국내에도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며 전기차 시장에 플레이어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전환에 대비해 다른 산업군과도 손을 잡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설립해 2024년부터 전기차 연간 15만 대에 적용할 수 있는 규모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전기자 전환에 맞춰 여러 산업군의 기업이 연합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김용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전기차로 전환은 당연한 흐름이다. 대기업은 물론 부품업계 등 자동차 산업 생태계가 전기차 전환에 강점을 갖고 국내 생산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세제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전기차 전환은 국내 일자리까지 이어지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