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조사처 “‘쪼개기 상장’은 상장 심사 엄격해야”

입력 2022-08-0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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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국정감사 이슈 분석’…물적분할·동시 상장 관련 소액주주 보호 실효성 의문 제기

국회 입법조사처가 ‘쪼개기 상장’ 관련, 현재 규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현행 규정상 기업은 물적분할한 자회사를 상장하려면 일반 주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 내용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담아야 한다. 입법조사처는 이 같은 방향보다는 자회사의 상장 단계부터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3일 국회에 따르면 입법조사처는 ‘2022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물적분할 및 동시 상장 관련 소액 주주 보호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았다. 올 1월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가 LG 에너지솔루션(LG엔솔)으로 물적분할 한 뒤 상장하면서 LG화학의 주가가 하락한 데에 이은 것이다.

LG화학 주주들의 반발에 올해 초 금융위원회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관련 세부 원칙을 신설했다. 물적분할과 합병 등 기업의 소유구조가 변할 때 주주 보호를 위한 기업의 정책 등을 기술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주주와의 의사소통 관련 항목’에 일반 주주와의 소통 사항을 별도로 추가해 이들에게 기업의 중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공시가 허술해 한국거래소가 정정 공시를 요구했을 때 이에 응하지 않으면 기업은 공시 불이행에 대한 벌점을 받는다. 벌점이 10점 쌓이면 매매 거래 정지, 15점 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현재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자산이 1조 원 이상인 기업이 대상이며 2024년 5000억 원 이상, 2026년 전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된다.

입법조사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핵심 원칙에 대한 준수 여부 및 미준수 시 그 사유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공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규제가 기업이 ‘쪼개기 상장’을 할 유인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한다는 뜻에서다. 그러면서 “상장 단계에서 소액 주주 보호를 강화함으로써 규제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해 볼 수 있다”며 “싱가포르 거래소는 자회사가 모회사와 마찬가지로 상장을 신청할 경우 자산 및 영업범위의 중복성 심사를 통과해야만 상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상장 규정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위는 ‘쪼개기 상장’의 추가 규제로 물적분할 반대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규제로는 충분치 못하다는 배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주식 양도소득세를 일반 주주에게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입법조사처는 “현재 금융 세제상 상장주식 양도차익을 대주주에 대해서만 과세하고 있어 소액 주주와의 수평적 형평성이 저해되는 등 과세 형평에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현재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은 주권상장법인의 대주주로, 종목별 보유액이 10억 원 이상이거나 소유 주식의 지분율이 1%(코스피) 이상인 사람이다.

입법조사처는 또 경영진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로 취득한 주식의 대량 매각을 막기 위한 의무보유제도에 대해서는 “의무보유기간을 일률적으로 6개월로 설정하는 경우, 6개월이 지난 직후 매도물량이 집중되면 변동성을 높일 우려가 있다”며 “의무보유 대상자별 특성을 감안해 의무보유기간 차등화를 설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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