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시장에 ‘여름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10주째 내리막길을 걷자 거래절벽이 심화하고 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고 금리가 인상되면서 매수 심리가 완전히 꺾였다.
4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1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에 이어 0.07% 하락했다. 5월 30일 조사에서 0.01% 떨어진 이후 10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락 폭은 △7월 4일 0.03% △7월 11일 0.04% △7월 18일 0.05% △7월 25일 0.07% 등으로 더 커지는 추세다.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여온 서초구도 이번 주에는 아파트 가격이 보합(0.00%) 전환했다. 부동산 조정국면에서도 나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상승세가 19주 만에 멈췄다.
서울 25개 전 자치구가 하락 또는 보합을 기록하면서 집값 하락장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돼 주요 대단지 위주로 가격 내림세가 확대되는 등 지난주 하락 폭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집값 내림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 주택 거래량이 1만 건 밑으로 떨어지는 등 수요자들의 매수세도 크게 위축됐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소유권이전등기(매매 거래) 신청 건수는 9819건으로 집계됐다. 6월(1만1402건)보다 13.88% 감소했으며, 5월(1만3864건) 이후 2개월째 하락세다. 해당 통계치가 1만 건 아래로 주저앉은 건 2013년 9월(8847건) 이후 8년 10개월 만이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서 원리금 상환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수요자들이 시장을 이탈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13일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0.50%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한은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최대 3%까지 인상한다는 계획이어서 하반기에도 주택 거래절벽, 집값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진형 공동주택포럼 공동대표는 “서울 집값이 약보합이나 하락 기조를 보이는 것은 통계자료로 나타나는 현실”이라며 “이미 부동산 가격이 많이 상승했고,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초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약보합이나 하락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보유세는 올리고 거래세를 낮춰야 시장에서 거래가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