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메모리 시장…“내년 D램 가격 하락세 가파를 듯”

입력 2022-08-0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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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수요 증가율 8%ㆍ공급 증가율 14% 예상
내년 공급 과잉으로 가격 하락세 지속할 전망
대외 불확실성 속 반도체 기업들 투자 신중론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하는 가운데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이와 함께 내년 D램 수요 증가율이 역대 최저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D램의 비트 단위 수요 증가율은 8.3%일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D램 수요 증가율이 10% 미만에 그치는 것은 사상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내년 D램 공급 증가율은 14.1% 수준으로 예상됐다. 2023년에는 과잉 공급 상태로 가격 하락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낸드플래시의 수요와 공급 증가율은 각각 28.9%, 32.1%로 전망됐다. D램보다는 수요 성장세가 비교적 견조할 것으로 예상됐다.

트렌드포스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PC와 노트북 등 소비자 시장 수요가 둔화되면서 메모리 시장 수요 또한 위축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대부분의 메모리 제조사들이 재고 조정 작업을 벌이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D램 및 낸드 플래시 수요, 공급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 전망 (출처=트렌드포스)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앞서 코로나 특수로 호황을 누렸지만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메모리 사이클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가격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특히 올해 세계 경기침체 우려와 인플레이션으로 스마트폰과 PC 등 IT(정보통신) 제품 수요가 위축된 데다 주요 기업의 서버 투자도 보수적으로 바뀌면서 시장 불확실성은 더욱 확산 중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PC용 D램 범용제품의 고정거래 가격은 전월보다 14.0% 떨어졌다. 메모리카드ㆍUSB향 낸드플래시 범용제품의 고정거래 가격도 전월보다 3.8% 감소했다.

전방 업체들이 메모리 주문량을 기존보다 빠르게 축소하면서 당분간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메모리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어두운 반도체 업황 전망 등의 대외 불확실성에 따라 기존 투자계획을 재검토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4조 원대 규모의 청주 반도체공장 증설 계획을 보류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3분기를 포함한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시장 수요가 어떻게 될지는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메모리 업계와 고객사 단위에서 재고 수준이 기존 평균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내년 캐펙스(시설투자)는 상당 폭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하반기 메모리 시장은 현재로서는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당사는 지나친 낙관론이나 비관론 갖기보다는 다각도로 여러 가지 요소들을 점검하면서 유연하게 대처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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