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제개편을 졸속 추진했다는 비판을 받는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사흘째 기자들의 질문을 피해 불통 논란까지 빚고 있다. 기자들의 질문을 피해 황급히 나서다 신발이 벗겨지는 촌극까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총리는 4일 오전 10시 30분 정부세종청사에서 2학기 코로나19 학사운영 방침을 발표했다. 교육부 대변인실은 브리핑 전 긴급하게 교육부 출입기자들에게 “박 부총리가 서울 일정이 있어 브리핑 후 질의를 받지 않는다”고 알려왔다.
기자들 사이에서 오후 2시 국회에서 열리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정책 토론회 일정을 고려할 때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2학기 학사운영 방침을 발표한 뒤 불거진 학제개편 논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막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 지적하는 기자들도 많았다.
박 부총리는 브리핑에서 5분 분량 준비된 원고를 읽은 뒤, 기자들이 출입하는 문과 반대편으로 나갔다. 기자들이 브리핑 직후 손을 들고 “부총리님 질문 안 받으시냐”, “학제개편안에 대해 질문 있다”, “여론 수렴한다고 하더니 왜 질문 안 받으시느냐”고 외쳤지만,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 듯 앞만 보며 다른 출입문으로 황급히 빠져나갔다.
급기야 기자들이 박 부총리의 장관 사무실까지 찾아가고, 박 장관이 나와 도망치면서 난데없는 ‘복도 추격전’이 벌어졌다. 기자들은 연이어 “학제개편안 공론화 안 되면 사퇴하실 의향 있으시냐”, “학제개편안 질문을 왜 받지 않느냐”, “국민과 소통하려면 기자들 질문에도 답하셔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박 부총리가 황급히 달아나다가 신발이 벗겨지는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학제개편안 발표 이후 논란이 일자 교육부는 공론화를 서두르겠다고 밝혔지만, 민감한 질문을 피하고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선택적 소통’이 이어지면서 오히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박 부총리는 1일 오후 약식 브리핑을 자청해 학제개편안에 대해 해명한 뒤로 사흘째 언론의 질문을 피하고 있다. 2일 국무회의와 학부모단체 간담회 전후로 기자들이 학제개편안 관련 질문을 했지만 답하지 않았고, 3일 광주의 한 고등학교를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