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큰 인기를 끌면서 1%대로 시작한 시청률이 방영 한 달여 만에 14.2%까지 급등했다. 우영우 제작사인 에이스토리 주가도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주목할 점은 지난 19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지속하던 기관이 20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우영우 제작사 에이스토리는 전날보다 3.35% 오른 2만7800원에 장을 마쳤다. 주목할 점은 지난달 8일부터 전날까지 순매도세를 지속해오던 기관이 4억 원 순매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우영우는 ENA수목 드라마로 지난 6월 29일에 첫 방영을 시작했다. 이후 시청률이 급등하자 에이스토리 주가(종가 기준)는 첫 방송 날 1만8000원에서 지난달 19일 3만2800원으로 82%까지 급등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연일 에이스토리 주식을 사들인 영향이다.
반면 증권맨(기관)의 반응은 싸했다. 주가가 최고점을 기록하기 전인 지난달 8일부터 19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16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것과 대비되는 양상이다. 이 탓에 에이스토리 주가는 가파른 상승 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에이스토리와 함께 우영우 공동 제작사인 KT스튜디오지니 계열사 지니뮤직과 채널 ENA를 운영하는 스카이라이프, 우영우 주인공인 배우 박은빈 소속사인 나무엑터스 지분 13.14%를 보유한 갤럭시아머니트리 등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기관의 순매도세 지속은 차익 시현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콘텐츠 산업 구조상 드라마가 소위 '대박'이 나더라도 제작사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점도 매도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미 ENA와 넷플리스에 선판매를 통해 수익이 정해졌기 때문이다.
우영우 흥행 후 증권가는 에이스토리 등에 과도한 실적 추정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제작비 대비 수익은 115~120% 수준에 그친다는 것이다. 다만 벌써 우영우2 제작 제안이 들어오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성장세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증권가는 '우영우 수혜주'가 ENA채널을 운영 중인 스카이라이프라고 봤다. 광고 매출 확대와 채널 경쟁력 강화 등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종목은 우영우 방영 첫날 주가(8360원)가 지난달 13일 9730원까지 오르긴 했지만 상승 폭이 16.38%에 그쳤다.
콘텐츠가 흥행하면서 제작사나 배급사 등의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은 흔한 일이다. 올해 초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신드롬을 일으켰을 때도 관련 종목 주가가 크게 요동쳤다. 이후 드라마 '마이네임', 영화 '범죄도시2' 등도 증시에서 주목을 받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좋은 작품에 투자하고 싶은 마음은 알지만, 콘텐츠 유통 구조를 정확히 알고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