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이 가른 ETF 성적표…에너지 날 때, 러시아 ETF 바닥

입력 2022-08-0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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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상장지수펀드(ETF)의 희비를 나눴다.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오르자 관련 ETF 40% 넘는 상승을 시현했으나,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이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경제적 제재를 가하자 러시아 ETF의 수익률은 곤두박질쳤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5일까지 KODEX미국S&P에너지 ETF는 40.36%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였다. KODEX미국S&P에너지 ETF는 미국의 에너지 기업들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에너지 섹터 기업 지수를 추종한다. 미국의 대표 석유정유업체인 엑슨 모빌과 셰브런이 해당 ETF의 43.78%를 차지한다.

이어 수익률 상위 2~6위의 5개 종목은 TIGER, KOSEF, KODEX, ARIRANG, KBSTAR의 선물인버스2X ETF였다. 이 ETF들은 34~35%대의 수익률을 냈다. 이들은 모두 코스피200선물 지수를 역으로 추정하는 상품들로, 코스피200선물 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이 난다. 7~9위는 TIGER, KODEX, KBSTAR의 원유 선물 또는 미국S&P원유생산기업 ETF였으며 10위는 미국 달러 선물 레버리지 ETF였다.

이들 ETF는 모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수혜를 받은 분야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전쟁으로 서방 국가들의 제재에 맞서기 위해 러시아가 천연가스와 석유 등을 무기화 삼으면서 에너지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지난 3월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30달러를 넘겼다. 당시 브렌트유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7월 이후 13년 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 선물 인버스 ETF도 마찬가지다. 전쟁 장기화로 인한 전 세계 공급망이 차질로 기업의 경영 환경이 어려워진 데다 미국으로부터 시작된 긴축 기조가 겹치면서 증시 활황이 꺼지자 코스피200 지수의 열기도 식기 시작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2000포인트(P)를 넘겼던 이 지수는 1월 3일 이후로는 한 번도 2000P를 넘지 못했다. 오히려 지난달엔 1500P 선까지 후퇴했다.

반면 올해 들어 하락 폭이 가장 큰 ETF는 KINDEX 러시아MSCI(68.12%)였다. 러시아MSCI ETF는 MSCI 러시아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러시아 철강생산업체 노볼리페츠크 스틸 등을 담고 있다. 지난 3월 전쟁으로 MSCI가 러시아 주식에 대해 0.00001의 가격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해당 ETF는 사실상 상장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4일 이 ETF를 운용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거래 상대방과의 스왑 계약 연장으로 상장을 유지했던 ETF에 스왑 계약 조기 종결 가능 사유가 발생했다”며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뉴욕 증시에 상장된 세계 최대 러시아 ETF인 ‘아이셰어 MSCI러시아 ETF’를 청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했다.

TIGER KRX BBIG K-뉴딜레버리지, KODEX 게임산업, TIGER 200IT레버리지, HANARO Fn K-게임, TIGERKRX 인터넷 K-뉴딜, KBSTAR 게임테마, TIGER KRX 게임 K-뉴딜 등 신산업 관련 ETF들 러시아 ETF를 이어 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ETF들은 올해 들어 42~51% 하락했다.

성장주로 분류되는 ETF들이 하락장에서 힘을 쓰지 못한 이유는 ‘금리’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국이 올해 4차례 금리를 올리면서 기준금리는 0.25%P에서 2.50%가 됐다. 이에 한국은행도 따라 올렸다. 통상 성장주는 미래 가치가 현재 가치에 반영되는데, 금리가 오르면 미래 가치가 하락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아시아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라는 악재와 미국 정부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는 미국 증시 대비 한국 주식시장의 눈높이를 낮춰야 하는 요인이나 에너지 전환과 관련한 개별 업종 종목 관점에서는 기회 요인이 상존한다고 판단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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