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2.4%…금리 올해 0.75%P 더 오를 것"
최근 높은 물가 상승세와 주요국의 경기 둔화 등 대외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경제동향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의 부진이 완화되며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지속됐으나, 고물가와 대외여건의 악화로 경기 하방요인이 고조되는 모습"이고 밝혔다.
KDI는 지난달 경제동향에서 "경기 회복세가 완만한 수준을 지속했다"고 진단했지만, 이번 달에는 "경기 하방 요인이 고조됐다"고 진단했다. KDI는 올해 1월과 2월에는 경기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고 봤지만, 오미크론 확산으로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3월부터 6개월째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증가해 부진이 일부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6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제조업 등 광공업생산(1.4%)은 전월 대비 반도체(4.2%)와 자동차(7.4%)를 중심으로 1.9%의 양호한 증가율을 보였다. 6월 제조업 취업자 수의 증가(15만8000명)도 전월(10만7000명)보다 확대되는 등 고용도 개선세를 유지했다.
다만 KDI는 "일시적인 물류차질 심화로 인해 제조업 출하가 크게 감소한 가운데, 높은 물가 상승세도 지속되면서 소매판매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6월 제조업 재고율은 출하(-4.5%)가 감소하고 재고(17.5%)는 크게 증가해 재고율(124.6%)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7.2%)가 큰 폭으로 감소하며 전월(0.7%) 증가에서 감소(-1.5%)로 전환했다.
KDI는 "소비심리가 급격히 악화되고 주요국의 경기가 둔화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하방요인이 확대되고 있다"며 "높은 물가상승세가 이어지며 소비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7월 소비자심리지수가 낮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향후 소비 회복이 제약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경제 심리를 보면,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가파른 물가 상승세로 인해 전월(96.4)보다 10.4포인트(P) 급락한 86.0으로 나타났다. 8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80으로 7월(82)보다 하락하면서 낮은 수준에 머물렀고, 비제조업 업황 BSI 전망도 7월(80)보다 소폭 증가한 81로 집계됐다. 대부분의 업종에서 기업심리지수(BSI)가 전월에 이어 낮은 수준에 머물러 기업 심리가 위축돼 있다고 KDI는 진단했다.
KDI는 "중국경제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고 미국경제도 역성장을 지속하며 대외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금리상승이 경제에 점진적으로 파급됨에 따라 경기 하방압력이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물가상승 압력이 가중되면서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됐고, 주요 지표도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대됐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 투자 위축 등으로 경기 전반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KDI가 이번 경제동향에서 국내 경제전망 전문가 16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2022년에 2.4%의 성장률을 기록한 후에 2023년에는 2.0%의 낮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에 발표된 전망치는 대외여건의 악화로 국내 경기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커지면서 지난 4월(2.6%) 대비 0.2%P 하향 조정됐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물가가 올해 5.1%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뒤 2023년에는 3.3%로 상승 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의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4.7%)보다 0.4%P 높다. 응답자들은 기준금리가 올해 75bp 추가 인상된 후 2023년 말까지 3.0%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