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 환상을 역이용해야 합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투자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이익률 압착에서 자유로운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높은 인플레이션은 기업 실적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겠지만 이익률 압착은 막을 수 없다”며 “매출액 전망치가 견조하게 상승할 업종을 꼽아야 한다”고 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이익을 견조하게 만들고 매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 연구원은 소프트웨어, 미디어 엔터와 같은 성장주와 경기 소비재인 화장품과 호텔, 레저가 상승 요인이 크다고 지목했다.
채권 금리의 정점을 이용하는 투자 전략을 짜볼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정점을 기록한 이후 인플레이션 압력의 주요 원인이 됐던 미국 가솔린 가격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쉽게 하락하긴 어렵겠지만 정점은 찍었다는 기대감이 생겼다”고 했다. 실제 미국 국내총생산(GDP)는 1분기 -1.6%, 2분기 -0.9%를 기록하며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이 연구원은 “금리 상승에 억눌려 있던 업종이 상대적으로 강한 주가 모멘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주로 성장주들이 여기에 꼽힌다”고 했다. 다만 “단기적인 관점에서만 이런 전략을 유지한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지, 인플레이션이 생각만큼 빠르게 내려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업황은 나쁘지 않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미시적으로 보면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노트북 교체 수요도 팬데믹이 종료됨에 따라 주춤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내년에 기대하는 것은 B2B 투자 사이클”이라고 했다. 그는 “B2C 사이클에서는 반도체가 상대적으로 수혜를 적게 누린다”며 “내년부터는 B2B 투자 사이클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는데 이는 반도체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