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PF에 가상자산을 새로운 자산군으로 추가...관련 용어 정의토록 해
업계에서는 신규 펀드 진입 위축될 수 있다며 우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그간 헤지펀드들로부터 보고 받던 기밀문서인 ‘폼(Form) PF’에 가상자산 투자 위험성을 포함시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폼 PF에 항목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EC의 이번 계획에 따라 가상자산 항목이 정식 추가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두 기관은 미국 재무부 및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변경사항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방침이 최종 확정되기 전 외부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SEC가 발표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폼 PF에 ‘가상자산’을 새로운 자산군으로 추가하고, 가상자산 용어를 정의하도록 했다. 대상은 순자산 5억 달러가 넘는 헤지펀드다.
폼 PF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모펀드의 잠재적 리스크를 포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사모펀드는 투자 내역을 공개할 의무가 없어 개인과 기업의 자금 거래가 불투명하다. 이에 폼 PF에 제출된 내용을 토대로 잠재적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것이 당국의 취지였다.
최근 사모펀드가 급성장하면서 관련 규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모펀드 시장의 자산 규모는 일반 은행권의 자산 규모에 버금갈 정도로 급증했지만, 관련 규제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면서 “정보 수집은 대형 헤지펀드가 금융서비스 산업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임명된 겐슬러 위원장은 가상자산 시장이 ‘서부 무법 시대’와 같다며 규제 도입 필요성을 역설한 인물이다.
SEC는 최근 가상화폐 투자를 목적으로 한 헤지펀드가 급증하고, 투자 포트폴리오에 가상자산을 추가하는 사모펀드도 늘어나자 위험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올여름 가상자산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캐피탈(3AC)가 ‘루나 사태’를 계기로 파산하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연쇄 충격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