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휴가효과 종료 후 확진자 급증 가능성…위중증 한 달 새 8배 늘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이 불안한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주 대비 신규 확진환자 증가율은 10%대 초반으로 떨어졌지만, 연휴·휴가기간 종료 후 검사량 증가로 확진자가 다시 급증할 가능성이 커서다. 특히 위중·중증환자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환자가 6만207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주 월요일(이하 발표기준)인 8일(5만5292명) 대비 12.3% 늘었다. 주 후반으로 갈수록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검사량 감소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14일 총 검사량은 10만9603건으로 전주 일요일(11만6531명) 대비 5.9% 감소했다. 토·일요일에 월요일 광복절까지 3일간 휴일이 이어지면서 휴가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확진자 증가세는 다소 둔화했지만, 유행 추이는 현재진행형이다.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장은 “최근 확산세가 둔화한 이유는 학교 방학에 따른 10~20대 확진자 감소와 연휴·휴가에 따른 밀집도 완화”라며 “연휴·휴가의 경우 유행의 범위를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넓히지만, 수도권 대도시와 직장 등의 밀집도를 낮춰 유행 총량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미크론 유행기 전체 감염자의 50%를 놓쳤다면, 지금은 70%를 놓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최근 2개월간 총 인구의 30~40%가 감염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정도 유행이면 피크가 꺾여야 하는데, 지금도 기울기만 완만해졌을 뿐 확산세는 꺾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관건은 방학·휴가효과가 종료되는 이달 말 이후다. ‘BA.2.75(켄타우로스)’ 등 신규 변이 확산과 상관없이 학교·직장 등의 밀집도가 높아지고 검사량이 늘면 확산세가 다시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 신 위원장은 “9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밀집도가 높아지면 예측보다 오랫동안 꼬리가 생길 수 있다”며 “정점도 정부가 예상한 8월 중순~말에서 더 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위·중증환자 증가세가 가파르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재원 중 위·중증환자는 521명으로 전날보다 9명 늘었다. 4월 29일(526명) 이후 108일 만에 최다치다. 지난달 15일만 해도 65명에 불과했으나, 한 달 새 8배 이상 불어났다. 이에 병상 가동률은 중증환자 병상이 45.0%, 준중증환자 병상은 65.3%,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은 47.3%까지 치솟았다. 수도권에선 준중증환자 병상 가동률이 70%를 넘어섰다.
방역당국은 치료제 처방을 늘려 위·중증환자를 관리할 계획이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12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팍스로비드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에게 처방했던 라게브리오의 사용량 증가가 예상됨된다”며 “다음 달까지 라게브리오 14만 명분을 우선 도입함으로써 의료진들이 적시에 먹는 치료제를 처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