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바다쉼터 조성ㆍ디지털 수족관 대체 추진
최근 화제의 드라마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우영우 변호사는 고래를 좋아해 제주도에서 돌고래를 보는 것이 꿈이다. 또 한 돌고래 전시체험장에서 극 중 남자친구인 이준호와 '돌고래 전시 중단하고 방류하라', '고래의 집은 수족관이 아닌 넓은 바다'라는 푯말을 들고 시위까지 한다. 드라마의 영향으로 돌고래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고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 수족관 돌고래 21마리를 바다로 돌려보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우영우 변호사의 소원대로 실제로 모두 바다로 돌아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6일 해수부에 따르면 돌고래를 포획해서 방류할 때는 원칙이 있다. 포획된 해역에 방류하는 것이다. 국내 수족관에서 사육 중인 돌고래 중 흰고래 벨루가는 북극해에서, 큰돌고래는 일본에서 포획해 수입됐다. 원칙적으로 벨루가는 북극해에, 큰돌고래는 일본에 방류해야 한다. 우리 해역 방류는 사실상 어렵다.
해수부가 대안으로 찾은 게 바다쉼터 조성이다. 다만 북극해에 사는 벨루가는 북극해 연안에 조성하는 바다쉼터로 옮겨야 한다. 현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과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에서 사육 중인 벨루가 2마리는 캐나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정부가 조성 중인 바다쉼터 중 한 곳으로 보내기로 확정됐다. 나머지 3마리는 사육 중인 거제씨월드와 협의 중인데 거제씨월드가 애초에 고래체험관으로 조성돼 정부가 강제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큰돌고래 16마리는 우리 해역에 바다쉼터를 조성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해수부는 지난해부터 바다쉼터 조성을 위한 예산을 요구하고 있으나 재정 당국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해수부는 예산이 확보되면 지자체 공모를 통해 지역을 선정, 바다쉼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해수부는 장기적으로 모든 수족관을 디지털 수족관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돌고래가 수족관에 있으면 수명이 짧고 수족관 사육을 위한 돌고래 수입이 금지된 상황에서 디지털 수족관이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 가상현실(VR), 3D, 입체영상 등의 기술을 활용해 기존 수족관 같은 전시와 교육 목적은 물론 소프트웨어를 잘 활용할 경우 오락적 효과도 기대된다.
이재영 해양생태과장은 "돌고래는 수족관 입장에서는 합법적으로 들여왔는데 무조건 바다로 돌려보내라고 할 수는 없다"며 "앞으로 디지털 수족관 전환 시 정부가 지원해주는 등의 방식으로 수족관 돌고래를 모두 대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