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잿값 부담 해소 기대했지만 소비위축 찾아와
복잡해진 대내외적 경기 변수로 하반기도 불투명
“전세계적 트렌드인 전기자전거로 승부”
자전거업계가 호황기인 2분기에 반전을 노리겠다는 경영 전략이 실현하지 못했다. 원자잿값 인상 부담 등으로 올해 1분기부터 시작된 자전거업계의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가 2분기에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대내외적인 경기 변수가 복잡해진 상황이 지속하는 만큼 업계의 남은 하반기 실적도 기대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16일 자전거업계에 따르면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삼천리자전거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86억200만 원, 영업이익 19억1900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7%, 48.3% 줄어든 수치다. 알톤스포츠의 올해 2분기 실적도 매출액 195억7700만 원, 영업익 26억9200만 원을 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16.9% 감소했다.
자전거업계의 전년 동기 대비 2분기 실적은 1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선방헀지만 하락은 막지 못했다.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8%, 57.1% 줄어든 바 있다. 업계는 자전거 판매 호황기인 2분기에 반전을 노리고 있다고 밝혔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원자재 수급난과 수입부대비용 상승이 실적 성장세의 걸림돌로 작용했지만, 2분기부터는 원자재 공급난 등 각종 악재가 해소될 것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업계의 바람은 2분기에 반영되지 못했다. 2분기(3~6월)는 날씨가 풀리며 자전거업계가 가장 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계절적 성수기를 맞는 시기이다. 이러한 계절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물가와 금리 상승 등 대내외적인 경기 악화가 찾아왔다. 경기 악화는 결국 소비위축을 이끌었다.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6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18.3으로 전월보다 0.9% 줄었다. 소비 감소는 3월(-0.7%), 4월(-0.3%), 5월(-0.2%)에 이어 넉달째 이어지고 있다. 소비가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1998년 1월 이후 24년 5개월 만이다. 지난 12일 발표된 삼천리자전거의 반기보고서를 보더라도 올해 1ㆍ2분기 상품 매출은 735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억 원 줄어들었다.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자전거업계가 그동안 누렸던 코로나19 특수도 사라지고 있다. 삼천리자전거의 2분기 매출은 코로나19 특수를 누리기 전인 2019년 2분기 매출(323억2900만 원)과 흡사해졌다. 알톤스포츠도 지난해 2분기 최고 매출인 205억7000만 원을 기록하고 2019년 2분기 매출(110억400만 원)로 향하고 있다.
2분기 반전을 실패로 남은 분기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하면서 소비 심리 위축이 거세질 수 있어서다.
자전거업계는 전기자전거를 앞세워 실적 개선을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천리자전거는 전기자전거 브랜드 '팬텀'을 내세우고, 알톤스포츠도 전기자전거 브랜드 이-알톤 확대해 다양한 제품군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고유가 시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전기자전거가 부각되는 만큼 관련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남은 두 분기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