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1대로 번호 2개 이용…통신사 이동 대비 요금제 조율
eSIM(e심·embedded SIM)이 내달 1일부터 상용화된다. 이를 통해 앞으로는 하나의 휴대전화로 2개의 전화번호를 각각 사용할 수 있게 됐다.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내달 1일 e심 상용화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전산망을 구축하고 e심 개통을 위한 막바지 조율 작업이 한창이다. e심 서비스는 2020년 말 기준 전 세계 69개국 175개 통신사가 도입할 정도로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e심은 기존 유심과 동일한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칩에 사용자가 통신사의 네이터의 접속 정보를 내려받아 사용하는 방식이다. 유심이 스마트폰에 장착하는 ‘칩’이라면 e심은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기본개념은 같지만 형태는 차이가 있다. e심은 유심과 달리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구입할 수 있다. 가입하고자 하는 통신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요금제에 직접 가입하고 QR코드를 통해 e심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외주 업체가 e심의 프로파일을 내려 받는 서버를 운영하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다운로드시 2750원이 발생한다. 기기를 분리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다.
e심 기능이 사용가능한 기종은 아이폰 시리즈의 경우 아이폰XS부터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갤럭시Z플립·폴드4부터 적용된다.
e심 상용화가 되면 유심을 동시에 지원하는 만큼 한 개의 스마트폰에 2개의 번호를 이용할 수 있다. e심과 유심으로 각각 다른 통신사에 가입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를 활용하면 스마트폰을 업무용과 개인용, 국내용과 해외용 등으로 구분해 따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요금제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자신의 사용량 패턴에 맞게 조합하고 통신비를 절약할 수도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앞으로 이용자들의 통신사 이동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메인 번호와 보조 번호 각각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는 만큼 더 저렴한 요금제를 찾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통3사 중 한 곳을 메인으로 한 뒤 알뜰폰 요금제를 보조로 사용하는 빈도가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당장의 마케팅 경쟁은 잠잠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까지 시장 수요에 대해 예측하기 어렵고 e심 지원 단말도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갤럭시Z플립·폴드4의 출시일이 오는 26일로 아직 시장에 나오지도 않은 만큼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고객사용 패턴을 분석한 뒤 요금제 출시 등을 검토할 것”이라며 “당장은 정부 정책에 맞춰 e심 상용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