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23일 코스피가 소폭 하락 출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의 경기가 견고해 하락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권= 코스피는 0.7% 내외 하락 출발 예상한다. 전일 한국 증시는 잭슨홀 콘퍼런스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가 확대됨에 따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자 하락했다. 특히 달러/원 환율이 장중 1340원을 상회하는 등 원화 약세 기조가 확대된 점도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 요인이다. 러시아의 대유럽 천연가스 공급 일시 중단 발표에 따른 우려도 부담이다.
외국인은 원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2차전지, 일부 반도체 중심으로 매수한 점도 특징이다. 이런 가운데 미 증시가 달러화 강세 여파로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공격적인 연준에 대한 우려 속 반도체 종목이 광범위하게 하락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72% 하락하고 중소형지수인 러셀2000지수도 2.13% 하락하는 등 심리적인 부담이 확대된 점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주가 하락의 원인 중 하나인 러시아의 대유럽 천연가스 공급 중단 이슈는 전일 한국 증시에 영향을 줬던 점을 감안 낙폭이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여기에 달러 강세 및 미 국채 금리 급등의 원인 또한 새로운 이슈가 부각되었다기 보다는 최근 지속적으로 영향을 줘 왔던 이슈였다는 점을 감안해 잭슨홀 콘퍼런스를 앞두고 변동성이 확대될 수는 있으나 지속될 가능성 또한 제한될 것이다.
◇서예빈 하나증권 연구원= 연준이 스탠스를 전환하는 시점은 지금이 아니다.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기로 한 연준은 지금 당장 보이는 것들만 볼 것이다.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좋아 긴축을 지속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시장의 환호를 자아냈던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수입물가 등 각종 물가지표는 이제 물가가 잡힐 기미를 보인다는 것이지 연준의 목표(2%)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 아니다. 데이터에 기반한 선택을 하는 연준은 꾸준히 50b(1bp=0.01%P)p나 75bp의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뜻을 비칠 것이며 현재의 긴축 기조에서 후퇴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2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한 것도 위와 동일한 경우다. 앞으로 전개될 경기 둔화와 연준의 속도 조절을 미리 짐작하다가 긴축 기조를 황급히 반영하며 환율이 급등했다. 금주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도 파월과 주요 연준 인사들은 물가의 추세적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경기를 일부 제약하는 정도의 강한 긴축 스탠스의 타당함을 주장할 것이다.
금리에 대해 줄 수 있는 힌트가 제한적인 만큼, 이번 미팅에서는 양적긴축(QT)에 대한 코멘트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종 자산 규모와 종료 시점에 대한 생각과 양적긴축에 따른 효과 등 아직 모호한 부분이 많다. 선물시장은 내년 5월부터 금리 인하 가능성을 프라이싱 하고 있는데, 연준이 금리를 내리려면 양적 긴축도 그 전에 중단되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이지 못한 부분도 있다. 한편 이번 주 발표되는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는 전월 대비 증가율이 완화되겠지만 큰 서프라이즈가 아니라면 시장의 반응은 제한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