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ㆍ코발트 하락에도 굳건한 리튬 가격…속 끓는 배터리업계

입력 2022-08-2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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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리튬 가격 kg당 469.5위안화…3년 만에 761.4% ↑
장기공급계약 맺은 배터리업계…재계약 시 공급가 상승 우려
LG화학, 텐치리튬 지분 인수 등 관련업계 리튬 수급 ‘사활’

▲22일 탄산리튬 가격은 톤(t)당 469.5위안화(RMB)을 기록했다. (출처=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

최근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지만 리튬 가격은 여전히 치솟고 있다. 강세가 이어진다면 배터리 업체가 재계약 시점에 높은 가격에 리튬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가격 경쟁력을 두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23일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 탄산리튬 가격은 톤(t)당 469.5위안(RMB)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98위안)와 비교하면 373.9% 증가했으며, 3년 전(54.5위안)과 비교하면 무려 761.4%가 뛰었다.

특히 탄산리튬은 지난 2월 중순 400위안을 돌파한 뒤 6개월째 비슷한 가격 선에서 등락 폭을 보이며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니켈, 코발트, 망간 등 다른 소재들의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며 안정화된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하얀 석유’로도 불리는 리튬은 양극재의 핵심 원료로 배터리에서 양·음극을 오가며 전기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주로 생산하는 삼원계(NCM) 배터리와 CATL 등 중국 배터리 업체가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모두 리튬이 필요하다. 어떤 양극재를 사용해도 리튬을 공통분모로 사용하는 만큼 전기차 수요가 증가할수록 반드시 리튬의 수요도 견조해지는 셈이다.

현재 배터리업계는 리튬에 대해 장기공급계약을 맺고 공급망 리스크를 관리 중이다. 그러나 리튬 가격의 강세가 이어지면, 재계약 시점에서 리튬 공급가도 높아진다. 국내 배터리 업체는 원재료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판가연동을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값싼 중국 배터리 업체들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리튬이 전혀 생산되지 않아 대부분을 중국 혹은 해외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가격 등락에 취약하다”며 “유연성이 낮은 만큼 리튬 가격이 오를수록 국내 배터리 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근 배터리·배터리 소재 업체들은 리튬 수급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2022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7월 톈치리튬 지분 8.75%(1436만 주)를 약 1700억 원에 취득했다. 톈치리튬은 중국 최대 리튬 재료 공급업체이자 세계 최대 리튬 추출업체다. 포스코홀딩스는 2024년부터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의 염수를 활용해 연간 수산화 리튬 5만 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리튬 가격이 많이 올랐다. 판가 연동으로 인해 국내 배터리 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면서도 “중국이 주도하는 LFP 배터리가 NCM 배터리보다 리튬이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꼭 우리만 악영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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