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수익은 두 회사가 나눠 갖기로
반도체 업체 단독으로 투자 진행하던 방식서 벗어나
인텔이 캐나다 자산운용사 브룩필드자산운용과 함께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에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인텔은 이번 계약을 통해 애리조나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 2곳에 대한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300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의 공동 투자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인텔은 애리조나주 챈들러 거점 내에서 신설하는 2개 공장과 관련해 인텔이 지분의 51%를 차지하고 두 공장의 운영을 담당하며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게 된다. 나머지 49%는 브룩필드가 출자한다. 신설 반도체 공장에서 나오는 수익은 두 회사가 나눠 갖는다. 이들 공장은 2021년 건설계획을 공표해 2024년 가동될 예정이다.
공동투자 프로그램은 통신이나 에너지 업계에서는 심심치 않게 이뤄져 왔으나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인텔은 반도체 업체가 투자금 대부분을 부담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자산운용사와 분담하는 방식으로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반도체는 세계에서 가장 자본 집약적인 산업"이라면서 "기민하게 투자를 추진하려면 독자적인 자금조달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텔은 공동투자 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수년간 잉여 현금흐름을 150억 달러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결정은 반도체 생산역량을 강화해 삼성전자와 TSMC 등으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되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텔은 지난해 3월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애리조나에 200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 2곳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200억 달러는 발표 당시 추정치이며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비용이 증가했다고 인텔은 전했다.
인텔은 또 올해 오하이오주에 200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 2개를 짓고 유럽 내 칩 제조에 3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