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그런 조약돌 무리 위에 스킬 자수의 뒷면이 보이게 얹었다. 크고 작은 원형의 돌 몸체에 형형색색의 보송보송한 털뭉치를 얹은 설치 미술품 ‘The volume of time’은 김민경 작가가 육아를 병행하며 만든 최근 작품이다.
24일 오전 서울 종로 아트스페이스3에서 열린 추상미술기획전 '물질구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민경 작가는 “설치, 입체 작업은 보는 사람이 난해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아서 (그 의미를) 읽으려다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는 카펫과 비슷한 편안한 소재를 활용해서 보는 사람이 약간의 귀여움과 예쁨, 편안함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작업 취지를 전했다.
이날 개막하는 전시 ‘물질구름’은 김민경 작가를 비롯한 한국의 젊은 추상미술작가 14인의 작품 29점을 전시한다. 2019~2020년 아트스페이스3가 마련한 한국의 젊은 추상작가전 3부작 ‘이것을 보는 사람도 그것을 생각한다’, ‘당신의 삶은 추상적이다’, ‘정보의 하늘에 가상의 그림자가 비추다’에 참여했던 작가들의 최근 작업물을 한군데 모은 것이다.
회화, 조각, 미디어, 설치물 등 다채로운 형태의 작품을 통해 언어로 정밀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정서를 드러내는 추상미술작가들의 최근 경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김겨울, 김민경, 박성소영, 박현정, 박형지, 배헤윰, 설고은, 성시경, 윤두현, 이민정, 정현두, 주슬아, 한성우, 황수연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이은주 독립기획자는 “우리들이 너무 과잉된 정보 안에서 살기 때문에, 젊은 작가들은 (오히려) 이미지 자체의 매력과 가능성에 집중하고 여백을 통해 상상할 수 있는 즐거움에 천착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뜬구름을 잡는 듯한 보이지 않는 세계를 물질로 조형화하는 작가들의 태도를 이야기하기 위해 ‘물질구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그 의도를 전했다.
이번 전시는 별도의 설명이 준비돼 있지 않은 만큼, 작가들의 진의에 보다 가까워지고 싶은 관람객은 아트스페이스3 김지혜 큐레이터의 설명을 청해 듣기를 권한다.
‘물질구름’은 다음 달 24일까지 한 달간 아트스페이스3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