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모욕한 혐의를 받는 송일준 전 광주MBC 사장이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5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송 전 사장의 상고심에서 벌금 50만 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송 전 사장은 지난 2017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 전 이사장에 대한 글을 올려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고 전 이사장이 고발됐다는 기사 링크를 올리면서 ‘간첩 조작질 공안검사 출신 변호사’, ‘철면피, 파렴치, 양두구육, 역시 극우부패 세력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등 표현을 했다.
검찰은 2019년 송 전 사장을 벌금 100만 원에 약식기소 처분했으나 송 전 사장은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1심은 송 전 사장의 표현이 모두 모욕적 표현에 해당하고 위법성도 인정된다면서도 일부 사정을 참작해 벌금 5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2심은 ‘간첩조작질’ 부분은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지만, 1심과 같이 벌금 50만 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이 사용한 표현은 모욕적 표현에 해당해 구성요건이 인정되지만, 피고인이 공적 활동과 관련한 자신의 의견을 담은 게시글을 작성하면서 이 표현을 한 것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형법 20조에 의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회상규에 위배되는지 여부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지위와 관계, 표현행위를 하게 된 동기, 경위나 배경, 표현의 전체적인 취지와 구체적인 표현방법, 모욕적인 표현의 맥락, 전체적인 내용과의 연관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표현 자체의 문제점은 지적하는 한편, 비정치적 영역에 비해 정치적 영역에서 표현의 자유는 보다 더 강조된다는 점을 밝혔다”고 판결의 의의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