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1위 이커머스 업체인 큐텐이 티몬과 인터파크 사업부 인수를 추진한다.
25일 IB(투자은행) 업계와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지분 교환 방식으로 티몬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최근 티몬 대주주들과 협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다음 주 중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 방식은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한 티몬 지분 81.74%와 큐텐 또는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티몬 지분은 PSA컨소시엄(티몬글로벌)이 보유하고 있다.
앵커PE와 KKR은 티몬 지분을 큐텐에 전달하고 큐익스프레스가 발행한 신주를 받게 된다. 부족한 부분은 큐텐이 현금으로 충당하는 '지분+α'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분을 거래하는 회사들이 모두 비상장사여서 정확한 거래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앞서 IB업계에서는 6월에도 큐텐의 티몬 인수설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시장에서 나온 티몬 인수 금액은 2000억 원대로 전해졌다.
지분 교환 대상으로 거론되는 큐익스프레스는 2020년 매출이 1500억 원 규모다.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며 현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심사를 받고 있다.
큐텐은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씨와 이베이가 합작해서 세운 회사로, 국내에서는 해외직구몰로 알려져 있다.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이커머스 사업을 하고 있으며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를 통해 물류 사업도 하고 있다.
6월에는 해프닝으로 지나갔지만 당시 관련 업계에서는 티몬의 경영권 매각이 언제든 이뤄질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계속되는 적자로 티몬의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문제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특히 대주주인 사모펀드들의 특성상 기업가치를 제대로 받을 수만 있다면 언젠가는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중론이었다.
지난 해 수장에 오른 장윤석 대표도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에서 “내년(2022년) 상반기 프리 IPO(상장 전 투자 유치)에 이어 내년 중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도 “더 좋은 회사와의 인수·합병(M&A)도 다 열려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확한 금액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티몬의 기업가치는 크게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KKR과 앵커PE는 티몬 지분 59%를 약 3800억 원에 인수했는데, 기업 가치는 8600억 원으로 책정된 바 있다.
큐텐은 이같은 지분교환 방식으로 야놀자로부터 인터파크 사업부를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놀자는 지난해 말 여행, 공연, 쇼핑, 도서 등 인터파크 사업 부문 지분 70%를 2940억 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야놀자는 자사의 사업과 시너지가 있는 여행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는 다시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구영배 큐텐 대표는 티몬을 인수할 경우 다시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복귀하게 된다. 구 대표는 인터파크에서 근무하며 사내 벤처 형태로 G마켓을 창업했고 이후 2008년 인터파크는 자회사인 G마켓을 매각했다.
이베이에 G마켓을 매각할 당시 구 대표는 이베이 측과 최대 10년 동안 한국 시장에서 이커머스로 경쟁하지 않는다는 조건에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겸업 금지 기간이 끝나면서 구 대표는 한국 시장 진출을 모색해왔고 티몬을 인수할 경우 복귀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