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은 e심 상용화를 며칠 앞두고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심은 기존 유심과 동일한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칩에 사용자가 통신사의 데이터 접속 정보를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는 방식이다. 유심이 스마트폰에 장착하는 ‘칩’이라면 e심은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e심이 도입되면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교체할 때 대리점이나 판매점 등 오프라인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단말기를 교체할 수 있게 된다. e심은 유심과 달리 가입하고자 하는 통신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요금제에 가입하고, QR코드를 통해 프로파일을 다운로드한 뒤 사용할 수 있다.
통신사에선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e심 상용화가 되면 유심칩을 동시에 지원하기 때문에 하나의 스마트폰에서 2개의 전화번호를 활용할 수 있다. 물론 각각의 가입 통신사가 다르기 때문에 요금제 역시 이용자들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저렴한 요금제를 각각 선택해 사용하게 되면 전체적인 매출이 하락할 우려도 있다.
또 다른 걱정은 이용자 이탈 현상이다. 현재는 단말기 약정 만료로 인해 대리점을 방문하게 되면 재약정해 사용할 수 있도록 대리점에서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 직접 e심 프로파일을 다운로드해 개통하는 방식이 일반화되면 해지를 막을 수 있는 기회 자체를 잃게 된다. 이에 따라 정해진 파이를 쪼개 먹는 이통 업계 특성상 가입자를 지키기 위한 마케팅 경쟁도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수익성 악화에 마케팅비 출혈까지 더해지며 실적 악화 등 연쇄 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e심을 통해 이통사와 알뜰폰 요금제 등 최저가 요금제로 조합하게 되면 가입자 1명당 평균 수익(ARPU)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e심은 다운로드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입소문이 퍼지면서 차차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용자들은 대체적으로 e심 도입에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e심 도입을 기다리고 있다는 이용자 A씨는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개인용과 업무용, 국내용과 해외용 등으로 구분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개인적으로 기대된다”며 “다양한 요금제를 최적의 조합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