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를 원격의료를 활용해 극복하고, 나아가 신산업 육성 기회로 삼은 중국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은 건국대 김욱 교수에게 의뢰해 진행한 ‘중국 원격의료산업의 발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이 지속적인 원격의료산업 규제완화를 통해 취약한 중국 의료환경의 단점을 보완하고, 미래 신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4년 의사, 환자 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한 이후, 2018년 원격의료 발전방향 제시, 2019년 의약품 온라인 판매 허용, 2021년 국가 장기발전 전략에 원격의료산업 육성 포함 등의 조치를 통해 원격의료에 대한 규제를 꾸준히 완화하고 육성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원격의료 시장은 꾸준히 성장해 6년 전보다 시장 규모가 8.5배 커져 2021년 346.9억 위안에 달하며, 원격의료수단 이용자 수도 2021년 7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21년 매출액 1.4조 원을 기록한 핑안굿닥터, 2020 글로벌 유니콘 순위 351위에 오른 하오다이푸자이셴 온라인병원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원격의료 관련 기업도 출현했다. 뿐만 아니라 2022년 6월 중국 전역에 온라인 병원 1700여 개 설립을 승인해 온, 오프라인 통합 의료서비스 공급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원격의료 육성 의지에 따라, 중국 원격의료 관련 서비스는 한국에 비해 허용 범위가 넓은 상태다. 의사, 환자 간 비대면 진료뿐 아니라, 원격 환자 모니터링, 온라인 의약품 판매, A병원 의사가 B병원 환자 수술에 원격플랫폼을 통해 참여할 수 있는 원격수술 등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의료법상 의료인 간 원격자문만 가능한 상태이며, 의사, 환자 간 원격진료, 원격수술, 온라인 의약품 판매 모두 가능하지 않다. 2020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한시적으로 의사, 환자 간 전화상담 치 처방을 허용했지만, 의료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코로나19 위기대응 심각 단계가 해제되면 원칙상 다시 비대면 진료가 불가능하다.
의료자원이 지역적으로 불균형하게 분포했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그동안 원격의료를 적극 육성해 온 중국은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원격의료를 코로나19 대응 수단으로 활용했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 초기‘온라인 서비스를 통한 후베이성 코로나 방역 강화 추진 공지’를 발표해, 여러 병원의 원격진료 플랫폼과 연계한 통합 원격진료 플랫폼 구축, 원격상담, 원격진단, 만성질환자 온라인 추적 및 약물 배송 서비스 등을 제공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원격의료를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14차 5개년 규획 등 중앙정부 장기 발전전략에 원격의료산업 육성을 포함했고, 지방정부는 이에 적극 호응해 원격의료산업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건국대 김욱 교수는 보고서에서 “중국은 코로나19라는 기회를 잘 활용해 국가적으로 낙후했던 원격의료 산업의 국제적 경쟁력을 크게 키우고 있다”며 “중국 중앙·지방정부의 적시적이고 적극적인 원격의료 생태계 구축 정책과 이에 발맞춘 기업들의 발빠른 혁신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2020년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 이후 약 2년간 총 352만 건, 매일 5166건 꼴로 비대면 진료가 이루어졌고, 비대면진료 환자의 약 67%가 거동이 불편한 50대 이상 장노년층으로 나타나 원격의료의 성공 가능성과 필요성이 증명됐다. 의료계가 우려하던 원격의료에 대한 부작용은 미미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코로나19 이후 원격의료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고 한국도 원격의료의 가능성이 증명된 만큼, 적극적인 규제완화와 정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뛰어난 의료기술과 IT 기술을 보유한 한국이 마음을 먹는다면 글로벌 원격의료 기업 출현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