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7.3원 오른 1354.9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4원 오른 1342원에 개장한 후 상승폭을 급격히 확대했다.
오후 12시 50분께는 1355.1원대까지 오르며 전날 기록한 장중 연고점(1352.3원)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이날 환율은 고가 기준으로 2009년 4월 29일(1357.5원) 이후, 종가 기준으로도 같은 해 4월 28일(1356.80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의 8월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인 94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오면서 이날 환율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적자인데, 이는 14년여 만에 처음이다.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47억2700만 달러에 달했다. 연간 최대 기록인 1996년(206억2400만 달러)을 넘어섰다.
무역적자 폭 확대는 그 자체로 수급상 달러 수요가 커지는 것을 의미하는 데다, 수출 부진에 따른 경제 성장 둔화 우려를 높이는 요인이기도 하다.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무역팀 윤용준 차장, 박동현 과장, 주욱 과장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주로 에너지‧원자재가격 인상에 따른 수입단가 상승으로 무역적자가 발생했다"며 "중국의 경기둔화 등에 따른 수출물량 축소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강도 높은 긴축 예고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주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태도를 드러낸 데 이어, 연준 인사들도 비슷한 발언을 내놨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국 오하이오 데이튼에서 "현재로써 나의 시각은 연방기금금리를 내년 초까지 4%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라며 "이후 그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