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6대책 이전 대비 4%↑
1기 신도시 아파트 매물이 쌓이고 있다. 지난달 16일 정부가 부동산 대책(8·16대책)을 발표했지만 1기 신도시 정비사업 활성화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실망한 주민들이 매물을 내놓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1기 신도시 아파트 매물은 1만7363건으로 집계됐다. 8·16대책이 발표되기 전날 1만6681건이 등록됐던 것과 비교하면 4.08%(682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물이 0.44%(6만478건→6만747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적체 속도가 빠르다.
지역별로 보면 △일산(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일산서구) 6134건→6307건 △평촌(안양시 동안구) 3002건→3187건 △분당(성남시 분당구) 3676건→3748건 △중동(부천시 중·상동) 2461건→2588건 △산본(군포시 산본·금정동) 1408건→1533건 등 1기 신도시 5곳 모두 아파트 매물 수가 증가했다.
정부가 약속한 ‘1기 신도시 특별법’ 및 정비사업 활성화 추진이 지지부진하자 아파트를 팔려는 주민들만 늘어나면서 매물 적체현상이 발생했다. 국토교통부가 8·16대책에서 1기 신도시 재정비 종합계획을 2024년까지 마련한다고 발표하자 1기 신도시 주민들의 실망감이 커진 것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1기 신도시 특별법’을 비롯해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윤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정비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2분기(4~6월) 전국적인 집값 조정장 속에서도 1기 신도시 및 노후 아파트값은 일부 안정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매물이 쌓이면서 최근 1기 신도시 집값은 내림세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8월 29일 기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값은 0.12% 하락했다. 고양시 일산동구·일산서구도 각각 0.05%, 0.09% 떨어졌다. 안양시 동안구는 0.26% 떨어졌다. 8·16대책 발표 이후 매주 하락 폭 커지고 있다. 부천시와 군포시도 전주보다 하락 폭 커지면서 각각 0.13%, 0.17% 떨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경기 군포시 금정동 ‘퇴계주공’ 전용면적 41㎡형은 지난달 20일 3억500만 원에 매매됐다. 같은 평형이 3월 3억80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7500만 원 떨어졌다.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푸른마을 신성’ 전용 131㎡형은 지난달 18일 15억4500만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평형이 4월 18억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5500만 원 하락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주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놨을 것”이라며 “1기 신도시는 ‘특별법’이라는 큰 이슈로 가격 방어가 됐던 측면이 있는데 그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보니 당분간은 집값 내림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