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5~6일 태풍 힌남노 대응을 위해 대통령실에서 철야 근무를 했다. 지난달 폭우 당시 사저에서 ‘재택 지시’를 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것을 만회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지만 용산 대통령실은 각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집무실과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오가며 회의를 주재했다. 전날 밤 9시 반 집무실 회의에 이어 밤 11시 40분에는 위기관리센터에서 제주도 CC(폐쇄회로)TV 영상을 통해 힌남노 상륙을 지켜보며 기상청 보고를 받고 행정안전부에 대응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새벽 5시에 다시 위기관리센터를 찾아 힌남노 경남 거제 상륙 상황을 점검한 뒤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에게 직접 브리핑했다.
윤 대통령은 “사후관리나 안전대책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 지방자치단체와 행안부·국방부·경찰·소방청 등과 실시간으로 연락하고 있다”며 “시설물과 구조물 안전과 산사태 등은 지난 집중호우에다 또 비가 많이 온 것이라 다 두드려봐야 해서 오늘과 내일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적극 대응에 지난달 폭우 때와는 다르다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 “지난달 집중호우는 사실 예측불허였다. 퇴근할 때까지만 해도 특정지역에만 집중적으로 하룻밤 새 300~400㎜가 왔다”며 “힌남노는 역대급 태풍으로 위력이 알려져 사전대비를 잘하면 피해를 많이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지난달 폭우는 기상청도 예측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윤 대통령이 보고를 받았을 땐 이미 지자체 등이 현장에서 급박하게 구조와 수습에 매진할 때였다”며 “이런 때 윤 대통령이 움직여 회의를 주재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았다. 힌남노도 본격적으로 상륙한 뒤에는 행안부 장관 등 일선에서 수시로 회의가 이뤄졌다. 윤 대통령이 주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8일 서울 곳곳이 폭우로 침수 피해가 발생하자 사저에서 전화를 통해 대응 지시를 내렸다. 이에 대통령실은 급박한 상황이라 전화로 신속하게 지시를 내린 게 효율적이었다는 설명을 내놓은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때 ‘효율적’이라는 건 당시 갑작스럽게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에선 전화 지시가 효율적이라는 이야기지, 모든 재난 상황에 전화 지시가 맞다는 건 아니다”고 부연하며 “지난달 폭우 때의 비난을 의식해 철야 대응을 한 게 아니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