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회장 직접 나서, 창립 후 첫 대규모 M&A
농심이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낸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출시로 건기식 시장 진출을 선언한 후, 산수유로 잘 알려진 천호엔케어 인수를 추진한다.
7일 농심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천호엔케어 매각 예비입찰에서 농심은 적격예비인수후보(쇼트리스트)에 포함됐다. 거래 대상은 사모펀드 카무르프라이빗에쿼티(PE)가 보유한 천호엔케어 지분 76.8%으로 예상 매각가는 600억~700억원 수준이다.
이번 인수는 신동원 회장이 직접 진두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이 이번 인수를 성공하면 지난 1965년 창립 이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 거래가 된다.
천호엔케어는 1984년 부산에서 천호물산으로 설립돼 1990년 천호식품으로, 2018년 천호엔케어로 사명을 교체했다. 이 회사는 “산수유 남자한테 참 좋은데, 남자한테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 광고로 유명하다. 농심 측은 “천호엔케어 예비입찰 후보에 포함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후보업체가 복수인 상황인만큼 현재 결정된 것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라면 비중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심은 지난해 7월 신 회장이 취임하면서 사업 다각화에 힘을 주고 있다. 올해 상반기 라면 매출은 전체의 71%며, 스낵은 13%, 기타는 17%다.
건기식 시장에는 지난 2020년 3월 첫 제품 ‘라이필 더마 콜라겐’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어 ‘라이필 더마 콜라겐 비오틴’, ‘라이필 더마 콜라겐 바이옴’, ‘라이필 더마 콜라겐 프로틴’ 등 다양한 관련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에서 영역을 넓혀왔으며, 그간 누적 매출액은 700억 원에 달한다.
이어 지난달에는 프로바이오틱스 신제품 ‘라이필 바이탈 락토’를 출시해 건기식 사업 강화에 나섰다.
농심이 건기식 사업에서 콜라겐 이외 카테고리에서 선보이는 첫 신제품이다. 신제품은 성장기 어린이를 위한 ‘라이필 바이탈 락토 키즈’와 온가족을 위한 ‘라이필 바이탈 락토 패밀리’ 두 제품으로 세계 3대 유산균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다니스코사의 유산균과 농심이 개발해 특허받은 유산균을 배합한 제품이다.
현재 농심은 기존 사업 이외에도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하고, ‘포리스트 키친’ 등 비건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등 대체육 사업에도 힘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