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중 말을 더듬어 뉴스 리포팅을 중단했던 앵커가 알고 보니 뇌졸중으로 인한 증상이었다는 게 뒤늦게 드러났다.
6일(현지시간) NBC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주말 아침 뉴스를 진행하던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 지역방송국 KJRH의 줄리 친 앵커의 말더듬 증상으로 뉴스 리포팅이 중단됐다.
당시 친은 첫 소식으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Ⅰ’ 로켓 소식을 전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털사 항공…, 항공우주 박물…, 박물관에서 발사 행사를… 행사에서… 행사에서는… 실시간으로…”라며 한 문장도 제대로 완성하지 못했다.
결국 친은 “죄송하다. 아침부터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날씨부터 살펴보겠다”라며 사과와 함께 기상센터로 마이크를 넘겼다. 하지만 친은 기상캐스터의 이름도 제대로 부르지 못하고 더듬고 말았다.
이에 이상함을 느낀 방송국 동료는 즉각 911에 신고했고, 의료진은 친이 뇌졸중 초기 증세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바로 신고해준 동료 덕에 목숨을 건진 셈이었다.
특히 친은 뉴스 전까지만 해도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할 만큼 평소와 같은 몸 상태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뉴스 시작 후 몇 분 만에 말더듬 증상이 시작됐고 나중에는 팔과 손이 무감해졌으며 급기야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등 시야가 좁아졌다. 이는 모두 뇌졸중의 핵심 전조 증상이다.
현재 친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복귀를 준비 중이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주말 나의 뉴스를 봤다면, 내가 얼마나 필사적으로 진행을 시도했는지 알 것”이라며 “그런데 아무리 노력해도 말이 튀어나오지 않았다”라고 당시 자신의 증상을 전했다.
스탠퍼드 뇌졸중 센터의 닐 슈워츠 박사는 6일 NYT를 통해 “친 앵커는 일과성 뇌허혈증(TIA)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일과성 뇌허혈증은 혈전이 혈관을 막기 직전에 녹아버리면서 뇌졸중 증세가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알려졌다.
한편 뇌졸중의 대표적 증상은 신체·안면 마비, 감각 이상, 언어 장애 등으로, 이런 이상 증세를 기억하기 위해 ‘FAST’라는 약자를 사용한다. 얼굴(Face) 표정을 짓기 어려운 경우, 팔(Arm)을 들지 못하는 경우, 말(Speech)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시간(Time)을 지체하지 말고 바로 신고해야 한다.
뇌졸중은 빨리 치료를 받을수록 예후가 좋다. 반대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치료가 어려워진다. 아무리 늦어도 증상을 느낄 경우 6시간 내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