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모든 門, 직원들 마음까지 열겠다”…열쇠에 블록체인 접목 '참깨연구소'

입력 2022-09-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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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디지털 열쇠의 블록체인화’로 편리함과 보안까지 모두 잡아
도어록 ‘키위’와 플랫폼 ‘키링’으로…“열쇠 없는 세상 만들 것”
‘도전과 성장’이란 슬로건, 채용은 직원의 ‘입소문’…개발자 비율 52%

▲12일 서울 강남구 참깨연구소 본사에서 진행된 이투데이 기업탐방에서 기자가 ‘공동 현관 출입문 관리 솔루션’을 체험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디지털 도어록, 아파트 공동현관문 등을 간단한 비밀번호나 카드키만으로도 열 수 있는 시대. 오프라인 잠금장치 기술은 ‘편리성’에 맞춰 발전하며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편리성에만 맞춰진 기술에는 ‘보안’이라는 한계가 존재했다. 각종 수단을 이용해 비밀번호를 알아내거나 중앙 서버 기반 형태인 대다수의 도어록를 뚫는 등 관련 범죄는 매년 발생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프라인 잠금장치에 대한 온라인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결합한 기업이 있다. 국내 최초 블록체인 기술로 편리성과 보안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참깨연구소’다.

김도현 참깨연구소 대표는 12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진행된 본지의 기업탐방에서 “현재 아무도 도전하지 않은 ‘디지털 열쇠의 블록체인화’에 있어 업계를 리딩하는 선도적인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궁극적으로 오프라인에서 실물 키가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김 대표의 목표다. 이를 위해 참깨연구소는 다양한 프로젝트 투자와 인재들을 꾸준히 영입한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12일 서울 강남구 참깨연구소 본사에서 진행된 이투데이 기업탐방에서 오혜선 매니저가 기업 소개 발표를 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참깨연구소(구 키위스마트락)는 2018년 창업한 IoT 스타트업으로 창업과 동시에 국내 최초로 스마트 도어록을 출시했다. 참깨연구소의 스마트 디바이스 브랜드 ‘키위(KEYWE)’는 각 나라의 출입문 환경에 맞춘 설계로 최적화된 전용 도어록을 판매하고 있다. 또 지난 3월부터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키 플랫폼 ‘키링(KEYRING)’을 론칭했다.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정보 해킹이나 유출을 막는 키링은 아파트 공동현관문을 시작으로 사무실과 헬스장, 사우나, 호텔 등에 보급될 예정이다.

이날 기업탐방은 김도현 대표가 나선 것이 아닌 4명의 임직원이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참깨연구소 서비스 발표에 나선 오혜선 HR 매니저는 “보안에 대한 불안전, 수많은 열쇠를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 버려지는 열쇠들로 인한 환경문제 등 크게 3가지의 문제점을 중심에 두고 키링 플랫폼을 구상했다”며 “모든 정보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따로 저장해 안전 시스템 구축과 여러 키를 디지털화로 모두 묶을 수 있는 편리함, 실물키가 필요 없는 앱으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키링 서비스 시연에 나선 신민기 매니저는 “현재 세대수가 많은 서울 송파 아파트에 키링 공동 현관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며 “스마트폰 블루투스 기능을 활용해 주민 누구나 비밀번호를 누르는 불편함 없이도 현관을 쉽게 오고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참깨연구소 본사에는 이 공동 현관 출입문 관리 솔루션이 설치돼 있었다. 신 매니저의 안내에 따라 키링 앱을 내려받고 연구소 본사 키를 등록하니 비밀번호나 카드키가 없어도 본사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공동 현관 출입 시 짐을 들고 있을 때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고 접촉이 없었다는 점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었다.

▲12일 서울 강남구 참깨연구소 본사에서 진행된 이투데이 기업탐방에서 신민기 매니저가 스마트 도어록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참깨연구소에 따르면 키링 플랫폼은 국내 론칭 이후 5개월 만에 사용자 8만 세대를 돌파했다. 지난달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K-스타트업 센터가 진행하는 해외 진출 지원 사업에 참깨연구소의 키링이 선정되면서 싱가포르 지역 내 서비스를 정식으로 오픈하기도 했다. 김도현 대표는 “최근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완료했고 추가 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는 IPO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깨연구소가 약 4년 만에 급성장을 한 배경에는 사업 다각화를 펼친 김 대표의 의지도 있었지만 그를 믿고 따라온 임직원들도 있었다. ‘도전과 성장’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참깨연구소는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일반적인 기업들과는 다르게 팀 제도를 운영하지 않고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직접 브리핑을 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직원들은 일하고 있다. 또 모든 구성원의 문화적, 종교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있다. 이런 특징은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이스라엘, 필리핀, 프랑스 등에서 온 외국인 개발자들이 참깨연구소의 핵심 인력으로 거듭나게 하는 배경이 됐다.

참깨연구소의 개발자 비율은 52%로 여타 스타트업과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 개발자 인력난 속에서도 직원들 절반가량이 개발자로 일하며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황보효정 개발자는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IoT 통신까지 경험하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며, 참깨연구소는 자체적으로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까지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고 눈에 띄었다”며 “좋은 대우를 해주는 회사에 좋은 개발자가 모이는 법이라는 대표님의 말을 듣고 입사를 결정해 2년 넘게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12일 서울 강남구 참깨연구소 본사에서 진행된 이투데이 기업탐방에서 직원들이 기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수평적, 문화·종교 다양성에 기반을 둔 기업문화는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를 높여 입소문을 타게 했다. 참깨연구소의 직원 채용은 공식 프로세스보단 임직원의 추천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날 기자가 만난 4명의 매니저 중 3명의 매니저는 같은 대학 동기이기도 했다. 서영훈 매니저는 “사실 친한 친구들을 데려온다는 것이 리스크도 있고 장단점도 존재한다”면서도 “회사 생활이 좋다 나쁘다를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지인을 데려와 부족한 포지션을 채우고 같이 일하자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만족하는 회사”라고 치켜세웠다.

김도현 대표의 고민도 사업 모델에 대한 애로사항보단 직원들에 맞춰졌다. 김 대표는 애로사항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기존 구성원과 새 구성원들이 잘 어울리고 자연스럽게 참깨연구소의 문화에 녹아드는 비전을 바라볼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개인적으로 더 많은 관심을 가지려고 한다”고 답했다. 참깨연구소는 궁극적인 목표는 세상 모든 문을 열겠다는 것이다. 그 수많은 문 중에서 보이지 않는 직원들의 마음의 문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12일 서울 강남구 참깨연구소 본사에서 진행된 이투데이 기업탐방 후 서영훈 매니저(왼쪽부터), 오혜선 매니저, 황보효정 매니저, 신민기 매니저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심민규 기자 wildboar@)

심기자의 ‘N행시’
‘N행시 짓기’는 단순히 언어 나열이지만, 이를 통해 사람의 유머와 순발력 그리고 통찰력까지 알 수 있는 언어의 요리다. 기자는 지금까지 인터뷰를 통해 수많은 사람의 N행시를 들어왔다. 그들의 N행시를 소개한다.

※김도현 참깨연구소 대표의 2행시

참- 참 편리하고 안전한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키 플랫폼 ‘키링’

깨- 깨닫고 싶다면 우리 모두 참깨연구소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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