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거 후 10일간 마지막 여정
더 많은 이와 작별인사 위해 에든버러까지 국도로 이동하기도
윤 대통령, 19일 장례식 참석 예정
영국 BBC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운구차는 이날 오전 10시 밸모럴성을 떠나 약 280km 떨어진 에든버러의 홀리루드하우스 궁전에 도착했다. 이날 시작된 마지막 여정에는 여왕의 딸인 앤 공주가 동행했다. 운구차에 실린 여왕의 관은 밸모럴성 영지 내에서 생전에 여왕이 좋아했던 꽃들로 만든 화환으로 장식됐다.
8일 서거 후 국장까지 약 10일간의 여정의 작전명은 ‘런던 브리지 작전(Operation London Bridge)’. 앞서 영국 왕실은 1960년대부터 서거할 경우 ‘런던 브리지 이즈 다운(London Bridge is down)’이라는 암호명으로 이를 총리실에 전달하도록 정해뒀으며, 이번 10일간의 장례 절차에 대한 작전명은 여기서 따왔다.
앞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아버지인 조지 6세 서거 당시에는 전화 교환수가 이를 알아채지 못하도록 ‘하이드 파크 코너(Hyde Park Corner)’라는 암호명을 썼다. 가디언에 따르면 여왕이 90세가 되던 해인 2017년부터 왕실, 총리실, 경찰 등 일부 고위관계자들이 1년에 2~3번 모여 장례 절차에 대한 세부 내용을 준비했으며, 여왕이 해외에서 서거할 경우의 시나리오까지도 준비해뒀다.
이날 육로를 이용한 에든버러까지의 여정은 약 6시간이 걸렸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여왕에게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도록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를 택한 영향이었다. 운구차를 선두로 7대의 장례 차량 행렬이 첫 마을인 밸러터를 지나자 시민 수천 명이 도로 양옆에 서서 꽃과 직접 쓴 편지를 던지며 여왕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여왕의 시신은 다음날에는 성 자일스 대성당으로 옮겨진다. 이곳에서는 왕실 일가가 참석한 가운데, 장례 예배가 열리며, 예배 이후 여왕의 시신은 대중에 24시간 동안 공개된다. 여왕의 시신은 13일 공군기 편으로 런던 버킹엄궁으로 이동한 뒤 14일 웨스트민스터 홀로 옮겨져 장례식 전날까지 나흘간 대중에 공개된다. 이후 공휴일로 지정된 19일에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여왕의 국장이 엄수된다.
국장이 끝나고 나서 여왕은 윈저성 내 성조지 교회 지하 납골당의 남편 필립공(2021년 4월 별세) 곁에서 영면에 든다.
국장에는 전 세계 주요 인사 및 외국 왕가 인사가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장례식에 참석한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11일 언론 공지에서 “윤 대통령이 1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질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국장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이달 중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이에 앞서 영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조우할 가능성이 크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장례식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각국의 주요 인사들의 방문이 예상되는 만큼 2012년 런던 올림픽 수준의 경비 체제가 필요하다고 보고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