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누벨바그 선봉장 장 뤽 고다르, 91세로 별세

입력 2022-09-14 10:24수정 2022-09-14 17:1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스위스 자택서 가족들 보는 가운데 평안히 눈 감아
영화의 규칙, 통념적 서사 깨뜨린 혁명적 감독
대표작 ‘네 멋대로 해라’, ‘알파빌’ 등

▲2010년 11월 30일 장 뤽 고다르 감독이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디자인그랑프리(Grand Prix Design)에 참석하고 있다. 취리히/AP뉴시스

프랑스 누벨바그의 선봉에 섰던 혁명적 거장 영화감독 장 뤽 고다르가 13일(현지시간)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날 BBC방송에 따르면 고다르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고다르가 스위스 로잔 인근의 소도시 롤레의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안히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 중 한 명인 고다르는 통념적인 서사와 기존의 영화 관습을 깨뜨리는 혁신적 연출로 영화의 규칙을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클로드 샤브롤, 에리크 로메르, 프랑수와 트뤼포 감독 등과 함께 1960년대 누벨바그 운동을 주도했다.

고다르는 1930년 12월 3일 프랑스 파리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갱스터 영화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팬이었던 그는 1952년 영화 평론지 ‘카이에 뒤 시네마’에서 비평가로 일하기 시작했다.

1960년 고다르는 갱스터 로맨스 영화 ‘네 멋대로 해라’로 영화계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화면이 거칠게 흔들리는 ‘핸드헬드’ 촬영법, 장면과 장면을 급작스럽게 전환하는 ‘점프 컷’ 등 과감한 연출로 주목받았다. 또 통념적 서사를 거스르며 자신만의 규칙을 완성해갔다.

그는 “이야기에 시작과 중간, 끝이 있어야 하지만 반드시 그 순서대로 이어져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표작으로는 ‘여자는 여자다(1961년)’, ‘국외자들(1964년)’, ‘미치광이 피에로(1965년)’ 등이 있고, ‘알파빌(1965년)’로는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았다. 1970년대엔 사회적 문제를 반영한 작품을 많이 만들었다. 그는 100편 이상의 영화를 제작했다.

스위스에 칩거하는 동안에도 그는 2014년 ‘언어와의 작별’, 2018년 ‘이미지의 책’을 제작하는 등 80대가 돼서도 영화에 대한 열정을 이어갔다.

그는 관습 파괴적 영화인인 마틴 스코세이지와 쿠엔틴 타란티노 등의 감독들에게도 영감을 준 인물로 평가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고다르는 누벨바그 영화인 중 가장 뛰어난 관습 파괴자이자 천재”라며 “우리는 오늘 국보를 잃었다”고 그를 추모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