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이후 운임지수가 가파르게 내려가면서 수혜가 기대된다는 이유로 타이어 업체가 조명받으며 남다른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타이어의 수요 부진으로 물류비 감소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실제 운임 하락의 수혜는 자동차 부품 업체가 더 클 것이란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업체 매출 중 운임, 즉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통상 10% 안팎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해상 운임이 급격히 오르면서 물류비 비중은 20% 이상으로 높아졌고 주요 타이어 업체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됐다.
하지만 올 초 대비 중국~미국 서부 구간 평균 해상 운송 비용이 60% 떨어지는 등 7월 이후 운임지수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실적 개선에 기대로 주요 업체의 주가가 상승했다. 16일 종가를 기준으로 넥센타이어가 9월 들어 16.7% 올랐고 금호타이어 7.5%,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5.0% 상승했다.
다만 이러한 주가 상승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어 수요 부진으로 물류비 감소 효과가 기대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돼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업체의 매출 비중은 유럽과 중국이 북미와 인도 매출 대비 높다. 이런 가운데 유럽과 미국의 교체 타이어 수요가 7월에 전년 대비 각각 1%, 7% 감소하는 등 글로벌 교체 타이어 수요가 3월 이후 지속 감소세에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글로벌 신차 수요는 2017년 9600만대를 정점으로 감소 추세다. 특히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라 지금은 9000만대 수준의 수요를 회복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아울러 신차 판매 후 타이어 교체 시기는 4~5년 이후, 교체용 타이어 수요의 구조적 둔화 가능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삼성증권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성증권은 물류비 감소 효과가 타이어 업체보다 자동차 부품사에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 임은영 연구원은 “부품사는 하반기에 물량과 가격이 늘고, 비용이 줄어들며 현대차·기아의 생산 증가, SUV 및 전기차 판매 증가에 따라 ASP(평균판매단가)가 상승하고, 물류비 감소에 완성차의 비용 흡수 효과가 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삼성증권은 현대모비스와 에스엘, 화신, 성우하이텍 등에 주목할 것을 제시했다. 우선 현대모비스는 A/S 사업부가 운송비와 원자재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OPM(영업이익률)이 올해 상반기 18%까지 내려갔으나 완성차 업체 및 딜러와의 가격 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22~23%로 회복되리란 전망이다.
또 에스엘은 현대차그룹과 GM의 생산 회복 수혜를, 화신은 폭스바겐 증설 수혜화 제품 다변화 기회를, 국내에서 기아 EV6와 EV9에 배터리 케이스를 납품하는 성우하이텍은 전기차 부품주로서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