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의 ‘디자인 경영’이 글로벌서 인정받고 있다. 국내 디자인상을 휩쓸더니 이번에는 세계적 권위의 디자인 어워드에서 대거 수상하며 디자인 우수성과 혁신을 인정받았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세계 주요 디자인 어워드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와 ‘iF 디자인 어워드’(iF DESIGN AWARD 2022)에서 각각 최고상과 본상을 포함해 총 8개의 디자인 상을 수상했다고 18일 밝혔다.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와 iF 디자인 어워드는 독일에서 시작된 세계적 권위의 디자인 어워드로, 매년 제품 디자인(Product Design)·실내 인테리어 등 각 부문별로 아이디어·차별성·영향력 등의 엄격한 심사 기준을 거쳐 수상작을 선정하고 있다.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현대백화점은△현대어린이책미술관 ‘모카 라이브러리’(인테리어 디자인 부문 최고상) △현대어린이책미술관 ‘모카가든’(인테리어 디자인 부문 본상) △현대어린이책미술관 교육 콘텐츠 ‘보따리바캉스 온라인 전시’(전시&미술 부문 본상) △현대백화점 ‘친환경 쇼핑백’(패키지 디자인 본상) △현대백화점 무료 서체 ‘해피니스 산스 서체’(서체 디자인 부문 본상) △해피니스 산스 서체 소개 ‘홈페이지’(웹사이트 부문 본상) 등 총 6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iF 디자인 어워드에서는 더현대 서울 오픈을 기념해 운영한 △‘더현대 서울 홈페이지’(유저인터페이스 부문 본상) △모카가든(공공 전시 부문 본상) 등 총 2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박이랑 현대백화점 브랜드전략팀장은 “현대백화점의 디자인 어워드 수상은 다양한 디자인 프로젝트를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서 현대백화점의 가치를 높이고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열정과 노력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07년 정지선 회장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디자인 경영에 나서고 있다. 조언자 역할을 맡은 그의 아내는 서울예고와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시각디자인과 뉴욕대에서 미술관 경영을 전공한 황서림 씨다. 그는 뉴욕근대미술관 뉴미디어부서와 세계적 일본 멀티미디어 작가 마리코 모리 스튜디오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주문으로 지난 2016년에는 백화점 사업 30년 만에 기존 초록과 검정, 노랑의 삼색바 BI를 ‘THE HYUNDAI(더 현대)’로 교체했다. 다크 그린과 라일락 색으로 디자인돼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표현했다. 당시 정 회장은 임원회의에서 “과거에는 상품과 서비스가 중요했지만, 지금은 이미지가 소비자를 움직이는 가장 큰 요소”라고 디자인 혁신을 주문했다.
정 회장의 야심작 ‘더현대 서울’도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모노클’은 더현대 서울을 ‘최고의 리테일 디자인’으로 평가했다. 모노클은 “리테일 부흥을 이끌 엄청난 프로젝트”라며 “더현대 서울은 세계 최고의 쇼핑센터가 되겠다는 높은 포부를 실현하기 위해 매우 훌륭하게 디자인 됐다”고 평가했다.
현대백화점의 디자인 성과는 국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더현대 서울에서 운영 중인 ‘언커먼스토어’와 종이로 만든 ‘친환경 과일 캐리어’가 산업통상자원부 주최·한국디자인진흥원 주관으로 ‘2021 굿 디자인 어워드’에서 은상(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과 동상(특허청장상)을 수상했다. 목동점도 7층을 ‘유럽의 정원과 온실’을 자연친화형 ‘글라스 하우스’로 꾸미는 혁신을 꾀했다.
이달 10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2022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에 국내 유통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아 참가한다. 현대백화점은 자원순환 캠페인 ‘PROJECT 100’(프로젝트 100)을 통해 얻은 재생지를 활용해 전시장을 꾸밀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위한 고객 친화적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투자부문(지주회사)과 사업부문(사업회사)으로의 인적 분할을 의결했다. 인적 분할은 내년 2월 예정된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3월1일 자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임시주총을 거쳐 최종 확정되면 현대백화점은 신설법인인 현대백화점홀딩스와 존속법인 현대백화점으로 분리된다. 분할비율은 현대백화점홀딩스 23.24%, 현대백화점 76.76%다. 향후 존속법인을 신설법인 자회사로 편입시켜 신설법인의 지주회사 전환을 완성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홀딩스는 지주회사로 우수한 현금 창출력에 기반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게 된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처럼 본업인 오프라인 점포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고 제시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한무쇼핑의 경우 기존 백화점 사업뿐 아니라 신규 프리미엄 아울렛, 온라인 분야에서의 뉴 비즈니스 등 기존 오프라인 점포 개발 영역에 더해 확장된 사업에 집중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