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견인했던 DS 타격받을 듯
올 하반기 세계 반도체 1위 자리 위협
탄력적 투자ㆍ재고 조절 등 전략 검토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영업이익은 반도체 업황 둔화로 지난 분기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추정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매출액 약 79조8000억 원, 영업이익 약 11조8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매출액은 지난 2분기보다 3.3%가량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약 16% 줄어든 수치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둔화의 주된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라며 “올해 3분기부터 하이퍼스케일러(구글, 페이스북 등 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 업체)의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가 본격화되고 있어 업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계 반도체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가 2위인 인텔과의 격차를 더 벌리며 선두를 유지 중이지만 업황 둔화를 피하긴 어렵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203억 달러(약 28조2170억 원)로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분기 12.5%에서 12.8%로 0.3%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인텔은 올해 1분기 11.1%에서 2분기 9.4%로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올 3분기 실적부터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하락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불황이 깊어지면서 하반기에는 파운드리(위탁생산) 업계 1위인 대만 TSMC에 세계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를 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 3분기에는 메모리반도체 가격하락과 글로별 경기 둔화로 인한 IT(정보통신) 세트 수요 부진이 예상돼 D램의 출하량이 3% 감소하고 평균판매가격(ASP)도 17% 하락할 전망이다. 또 메모리반도체 다운 사이클(하락 주기) 심화로 올해와 내년 D램 가격 추정을 각각 기존의 -7%, -8%에서 -9%, -12%로 하향 조정됐다.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에서 DS(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도 큰 타격이 예상되는 이유다. 지난 2분기 매출(약 77조 원) 중 전체 사업부 가운데 DS는 36%를 차지했으며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70%(9조9800억 원)에 육박한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매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곳은 수익성 악화, 재고 증가 등으로 타격이 조금 더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고자 재고를 활용해 유연하게 제품을 공급하고, 설비투자 계획은 탄력적으로 재검토한다는 전략이다. 또 고부가·고용량 중심 포트폴리오 운영, 첨단 공정·신규 응용처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DS부문장)은 지난 7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최근 시장이 급격히 변화하다 보니 미리 준비하고 대응하기보다 시장 변화가 생겼을 때 가장 빨리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업황이 좋진 않지만 시장의 변화를 항상 주시하며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 사장은 “5~10년 전보다 현재 경쟁사와의 기술격차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연구개발(R&D), 신규 팹(공장) 투자를 포함해 개발에 더 많은 사람과 자원을 투자해 기술격차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