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고 늘린 신흥 아시아시장…“경제 위기 잘 넘겨” 낙관론 대두

입력 2022-09-1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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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수준, 타 지역에 비해 낮아
채권수익률도 비교적 양호
“한국 등 스태그플레이션 피할 수 있어”
외환보유고, 2019년 말보다 많아

신흥 아시아시장이 경제 위기를 잘 넘길 수 있다는 낙관론이 대두되고 있다. 2022년을 아무 탈 없이 보내고 있는 국가는 없다. 그럼에도 한국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신흥 아시아 국가들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이후 외환보유고를 축적해온 덕분에 강달러에도 유럽, 일본보다 잘 버티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했다.

제롬 헤겔리 스위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신흥국들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주도하고 있다”며 “물가 상승과 경제 침체가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피할 가능성이 있는 이들 국가가 경쟁력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아시아 신흥국들은 인플레이션 수준이 타 지역보다 비교적 낮다”며 “이들 국가는 러시아 에너지나 우크라이나 밀 등 분쟁 관련 지역과의 연관성도 상대적으로 덜해 공장 생산가격이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 인플레이션을 급등시키는 요인 중 하나를 피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 투자수익률도 비교적 양호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신흥 아시아시장 채권 투자수익률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8.7%의 손실을 기록했지면, 이는 각각 11%와 16% 손실을 기록한 미국 채권, 글로벌 신흥시장 채권보다는 좋다.

갈빈 치아 냇웨스트마켓 애널리스트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채권수익률이 전 세계 투자자들을 다시 아시아로 향하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약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외국인 채권 순유입을 기록했고, 태국도 5월 이후 처음으로 순유입을 나타냈다.

아시아 신흥국들의 강점은 재정적 신중함과 표준화된 위기관리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봤다. 진양 리 애버든 국채 담당 투자 매니저는 “이들은 경제 구조적 변화에 대해 훨씬 더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아시아 신흥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0월 2조8000억 달러(약 3902조 원)로 정점을 찍고 나서 현재 2조6000억 달러로 줄었지만, 여전히 2019년 말보다 많다.

불안 요소도 있다. 신흥국 사이에서도 경제 건전성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경기가 확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국과 대만은 위축으로 돌아선 상태다. 강달러에 흔들리는 중국과 일본은 아시아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아시아 경제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다. 중국의 소비를 급격히 위축시키면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리 매니저는 “아시아는 여전히 폭풍을 이겨낼 완충장치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경제의 최대 위협 요소인 중국도 지난주 발표한 8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등 주요 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등 경기회복 청신호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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