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물포럼 ‘초순수산업 육성 정책 토론회’ 개최
반도체 기술초격차 위해 산업 육성 필수
미래먹거리와 물 안보 위해 국산화해야
핵심 부품 국산화, 고급 인재확보도 필요
국내 전문가들이 초순수(初純水) 산업 육성과 반도체 초격차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한국초순수학회와 국회물포럼은 20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초순수 산업 육성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반도체 분야 미래 전략산업의 초격차 확보를 위한 초순수 산업 육성방안 논의 및 관련 정책 제안을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하승재 국회물포럼 사무총장, 변재일 국회물포럼회장(더불어민주당 의원), 전해철 국회환경노동위원장, 한화진 환경부 장관, 곽결호 한국물포럼 총재 등이 참석했다.
변 회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세계 주요국들이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또 반도체 산업에서 초순수는 대외 의존도가 매우 높아 초순수 자립이 시급한 상황이다"며 "오늘 토론회가 반도체 강국과 더불어 초순수 기술 강국으로 거듭나는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초순수는 일반 물속에 있는 무기질ㆍ박테리아ㆍ미생물ㆍ용존가스 등을 제거한 고순도 물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술로 사실상 일본이 독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초순수 국산화는 미래 먹거리와 물 안보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이날 '반도체 산업과 초순수'를 주제로 첫 번째 발제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 산업 현황을 점검하고 초순수 산업의 실태와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초순수는 반도체의 꽃 중의 꽃이라고 불릴 정도로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필수재다"며 "이를 100% 일본에 의존하면 향후 무역갈등이 발생 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어 기술종속 탈피 등 초순수 관련 상용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옥주 환경부 수자원정책국장이 '초순수 현황 및 국산화 추진계획'을 발제하며 초순수 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R&D), 핵심 부품 국산화, 플랫폼 구축, 해외 진출 등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발표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강석태 카이스트(KAIST) 교수는 "일본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은 81%에 불과하고 기술격차도 3년 6개월가량 벌어져 있다"며 "신규 분석기기 개발 등 신뢰도 확보를 위한 혁신적 접근으로 기술격차를 해소하고 우수 인재 확보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자들의 발표 이후 좌장인 남궁 은 한국초순수학회장을 중심으로 초순수 산업 육성과 관련한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도 이어졌다.
이상호 국민대 교수는 "수처리 업체나 용수 공급 관련 산업체, 연구기관뿐 아니라 수요자의 입장에서 반도체 산업체가 적극 참여해 긴밀하게 협업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장비나 장치 국산화 등 하드웨어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안에 담긴 콘텐츠, 노하우, 소프트웨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초순수 플랫폼 센터에 참여 중인 홍승관 고려대 교수는 "연구 가능한 시설이나 조건이 갖춰져 있지 않아 기술개발이 어려울뿐더러 이 분야의 인재 양성도 쉽지 않다. 이를 플랫폼 센터가 해결해야 한다"며 "특히 초순수 미래 R&D 방향을 10년 후를 바라보고 디지털화, 폐수 재활용 등 새로운 콘셉트를 적용한 혁신 전략 또한 고민할 때다"고 강조했다.
이정섭 한성크린텍 대표는 초순수 국산화와 관련해 실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 대표는 "국내 기업들의 초순수 관련 설계 능력이 결코 뒤처지지 않지만 설계는 일본에 의존하고 우리는 단순히 시공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미 국내 기업도 공정 설계, 운영 등이 가능한 상태인데 사용처들이 어떻게 이것들을 유연성 있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초순수 관련 설계, 시공, 운영에서 국산화 점유율 100%, 부품에서는 60%를 목표로 한다"며 "신뢰성 있는 검증을 통한 사용처의 허들을 낮추고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