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치솟는 금리 탓에 주거를 위해 대출을 받거나, 받아야 하는 금융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내 집 마련’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는 직장인 김 모씨는 “밤 잠을 이루기가 힘들 정도”라고 하소연하는데요.
답답한 마음에 여기저기 조언을 구해보지만 의견은 분분합니다. 당분간 금리가 오를 수 밖에 없다며 고정금리 대출을 권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안그래도 높은 이자에 당장 더 내야 할 이자가 걱정되지 않느냐며 말리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급격한 금리 상승기, 도대체 대출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요? 지금 대출을 갈아타도 될까요? 주담대 대출의 이모저모를 알아봤습니다.
통상 대출자들은 고정금리 보다 변동금리를 선호합니다. 고정금리의 대출 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더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정금리은 말 그대로 만기 때까지 같은 금리를 유지합니다. 이 과정에서 금리가 올라갈 수도, 떨어질 수도 있죠. 이때 이런 금리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을 은행이 부담하게 됩니다. 은행은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출금리에 가산금리를 붙이게 됩니다. 이로 인해 고정금리가 더 높아지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항상 변동금리가 낮은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2018년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역전현상이 일어났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한국은행이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면서 단기채 금리가 치솟았는데, 이 영향으로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일시적으로 금리가 높아졌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의 답은 ‘그렇다’ 입니다. 한 시중은행 가계대출 담당자는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신규대출 시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며 “기존 대출 연장 시에는 본인이 가입한 상품에 따라 기준금리 변경이 가능한 상품이 있으면 고정금리로 변경하는 것(금리상한형 등)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다만 “대출받은 이후 단기간에 상환할 예정이라면 이미 금리가 올라가 있는 고정금리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금리가 너무 급격하게 오르고 있는 만큼, 변동금리 대출 갈아타기를 고려하는 소비자들도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 변동성이 워낙 큰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다만 은행에서 고정금리 대출에 대해 책정하는 금리가 변동금리보다 지나치게 높다면, 지금 바로 갈아타지 않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대출 갈아타기 시 유의할 점도 있습니다.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는지 또 있다고 해도 기존 부채를 대환하는 것이 나은지 등을 꼼꼼히 점검해야 합니다.
보통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대출을 받은 날로부터 3년간 중도상환수수료가 부과됩니다. 3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해약하면 최대 1.2% 수준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이 금액이 대환에 따른 이자 절감액보다 크다면 오히려 손해입니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만기일시 방식은 가능한 범위를 정해 분할상환방식으로 대환한 후, 원금을 꾸준히 상환해 나가는 방식으로 실질이자를 줄이며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환대출은 신규 대출로 분류되는 만큼 한도가 기존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합니다.
정책금융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내놓은 안심전환대출이 눈여겨 볼만 합니다. 이 상품은 금리가 최저 연 3.8%(청년층은 3.7%)로 낮은 데다, 중도상환 수수료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 상품을 이용하려면, 조건이 좀 까다롭습니다. 4억 원 미만은 낮은 주택가격 조건과 부부합산 7000만 원 이하의 소득 기준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그런데 과연 금리를 이렇게 계속 오르기만 할까요.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우상향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당장 한국은행은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1.25%에서 2.50%로 125bp(1.25%포인트)높였는데, 미 연준과 보폭을 맞추기 위해서는 올해 남은 10월, 11월 2번의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다만 속도 조절에는 나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