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입 후 달러‧엔 환율 140엔대로 완화되기도
전문가들, 효과는 일시적일 것
무역적자에 세계와의 금리차 극복 쉽지 않아
일본 금융당국이 엔화 추락을 막기 위해 24년 만에 처음으로 엔화를 매입하고 달러를 매도하는 환매 개입에 나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달러‧엔 환율이 달러당 145엔대까지 치솟자 일본은행이 전격 개입한 것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이날 늦게 “투기에 의한 과도한 변동이 반복되는 걸 간과할 수 없다”며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다만 재무성은 환매 개입의 시점과 규모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개입은 일본의 단독 개입으로 다른 국가와 협조는 없었다. 미국 재무부와 유럽 중앙은행은 모두 개입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의 개입 이후 달러‧엔 환율은 소폭 하락했다. 연준이 3연속 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한 직후 달러당 145엔대까지 올랐던 달러‧엔 환율은 이날 장중 140엔을 약간 웃도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일본은 1998년 외환시장에서 2조8000억 엔(약 27조7482억 원)을 매입하며 시장에 개입한 전례가 있다. 당시 엔저는 ‘캐리트레이드’ 영향으로 촉발됐다. 캐리트레이드란 저금리 통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에 투자해 이익을 얻는 금융기법이다.
그러나 지금 엔화 약세 원인은 통화 정책 차이와 급증하는 무역적자다. 일본은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적인 긴축 행보 속에서도 나홀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연준도 연말까지 125bp 정도의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한 만큼 엔저를 부추기는 금리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무역적자가 엔저를 부추기는 악순환도 낳고 있다. 에너지 순수입국인 일본의 8월 무역적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이 수입 대금 지불을 위해 세계 시장에 엔화를 넘쳐나도록 공급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입 효과가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행의 개입으로 당분간은 달러‧엔 환율이 140~145엔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으나 일본과 세계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진 상황에서 효과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