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선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는 탈모인들을 더욱 고민에 빠뜨리는 시기다. 국내 탈모 진료 환자는 연간 24만 명 규모로 집계되지만, 실제 탈모 인구는 1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탈모 치료제 시장은 2020년 기준 약 8조 원에서 매년 8%씩 성장해 2028년에는 2배가량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치료제 처방액 기준 1300억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27일 본지 취재 결과 잠재력이 큰 탈모 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치료제의 투약 편의성을 크게 개선하는 개량 신약은 물론, 기술력을 토대로 한 신약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웅제약은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탈모 치료 장기지속형 주사제 ‘IVL3001’를 개발하고 있다. 올해 7월 호주에서 진행한 임상 1상 시험을 완료, 후속 개발을 준비 중이다.
임상 1상에서는 △안정적인 혈중 약물 농도 유지 △혈중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농도 억제 △우수한 내약성이 확인됐다. 특히 기존 장기지속형 주사제들의 취약점인 초기과다방출 현상(투약 직후 혈중 약물농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 잠재적인 부작용 발생의 위험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6월 인벤티지랩·위더스제약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대웅제약이 임상 3상과 허가, 판매를 맡고 인벤티지랩이 전임상·임상 1상·제품생산 지원을, 위더스제약이 제품 생산을 담당한다. 국내 시장에 내년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임상 1상 결과를 토대로 바로 3상에 들어갈 수 있을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근당도 주사제 ‘CKD-843’을 개발하고 있다. 경구제인 두타스테리드를 주사제로 개량해 체내 흡수율을 높이고 약효를 지속시키는 약이다. 현재 임상 1상이 순항 중이다.
매일 약을 먹어야 하는 경구용 치료제와 달리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최대 3개월에 한 번만 주사를 맞으면 돼 간편하다. 또한, 병원에 방문해 투약하는 제제 특성상 오·남용의 위험도 적다.
JW중외제약은 자체 기술력을 활용한 탈모치료제 ‘JW0061’을 연구하고 있다. JW0061은 윈트(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해 모낭 줄기세포와 모발 형성에 관여하는 세포를 분화·증진하는 기전이다. 아직 비임상 단계지만 올해 ‘바이오USA’에서 다국적제약사들의 관심을 받는 등 시장 잠재력이 큰 물질로 평가받는다.
휴메딕스는 에피바이오텍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탈모치료제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에피바이오텍은 자체 플랫폼 기술인 △모유두세포 분리/배양 기술 △유도만능줄기세포 제조 기술 △오가노이드 기반 모낭 세포 분화 기술 △유전자 편집 기술 등을 보유한 탈모치료제 연구개발 기업이다.
현재 휴메딕스는 모유두세포의 3D배양을 통한 스페로이드(spheroid) 배양기술을 확립하고 바이오 잉크 등 생체고분자 소재를 활용한 스캐폴드를 개발하고 있다. 3D바이오프린팅 기술과 회사의 핵심원천기술인 생체고분자 응용기술을 접목해 세포치료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 다양한 유형의 탈모 치료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