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생태계 전반 위해 할 수 있는 시도 모두 해야…긍정적"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일주일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업계에서는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교두보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26일 업계에서는 "현재 벤처투자(VC)는 자금만 투자하고 컨설팅·네트워킹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 장관의 미국 방문 당시 이뤄진 한·미 공동펀드 조성을 한국 VC 체질 개선의 출발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피어 17에서 열린 '한미 스타트업 서밋'에서 한·미 공동펀드 결성 협약식을 진행했다. 한국 정부의 모태펀드와 미국 VC는 3000억 원에 달하는 공동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하기로 했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예정에 없던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 참석하며 당일 갑작스럽게 참석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그럼에도 긍정적인 측면에 집중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관계자는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을 위해 할 수 있는 시도는 모두 해야 한다"며 "이 장관의 미국 출장이 효율적이었는지에 대한 판단은 다른 문제지만 필요한 활동이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국벤처창업학회 회장 전성민 가천대 교수는 "스타트업이 움직이는 속도가 매우 빠르고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투자하는 VC의 역할이 중요한데 한국은 아직 2000년대 초반에 머물러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VC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고, 생태계가 먼저 생겨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며 한·미 공동펀드 결성이 한국 VC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 교수는 또한 "한국 스타트업의 경쟁력이 높은 만큼 한·미 공동펀드 결성으로 국내 투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갈 것을 걱정할 게 아니다"라며 "프랑스·스웨덴 등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도 했다.
중기부는 롯데와 함께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인 중소기업 120곳과 함께 미국 시장에 우리 제품을 알리는 'K브랜드 엑스포'도 열었다. 식료품, 화장품 업체들을 중심으로 한국의 브랜드를 알리는 유망 품목을 해외에 소개하는 자리가 됐다.
스타트업 관계자는 "브랜드 홍보라는 것이 지금 당장 효과를 볼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 "예산을 꾸준히 투자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기회를 이용해 해외와의 접점을 늘려 나가야 마중물이 돼 지속적인 홍보가 된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 장관은 '한미 스타트업 서밋' 행사 후 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막대한 오일머니를 국내 스타트업 투자로 유도하기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 장관은 "중동이 오일머니를 활용해 7조 원 규모 펀드를 조성한 이후 최근 벤처 투자 등 대체 투자를 확대하고 나섰다"며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 콘텐츠에 관심이 많아 내년 1분기에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중동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