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질ㆍ노이즈캔슬링 등 성능 만족도↑
인터페이스, 편의 기능 사용은 어려워
‘갤럭시 버즈 앱’에 프로 모델 추가 기대
삼성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이 10년 이상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그 경계가 사라지는 모습이다. 특히 양사의 기기를 혼용하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코드리스(무선) 이어폰과 스마트폰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최신 스마트 워치의 경우 호환이 어렵지만 타이젠 OS(운영체제)의 갤럭시 워치3 까지는 아이폰에서도 연동할 수 있었다.
실제로 디자인과 착용감, 음질 등을 이유로 갤럭시에 애플 에어팟을 사용하거나 반대로 아이폰에 갤럭시 버즈를 쓰는 소비자가 꽤 있다. 선물을 받는 바람에 사용하게 된 케이스도 있다.
마침 지난달 새롭게 출시한 ‘갤럭시 버즈2 프로’를 사용해볼 기회가 생겼다. 수년간 콩나물 모양의 에어팟, 에어팟 프로를 사용하며 버즈 시리즈의 색다른 디자인과 노이즈캔슬링 기능 등이 궁금했었다. 기자는 약 3주간 버즈2 프로를 사용해보며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을 비교해봤다.
우선 색상이 신선했다. 오랫동안 흰색 이어폰을 사용하다 보니 ‘보라 퍼플’ 색과 막대 없이 동글한 디자인이 다소 어색했다. 하지만 막상 착용해보니 새로웠다. 또 전작 대비 15% 작아진 크기와 5.5g 줄어든 무게 탓에 착용감도 가볍고 좋았다. 오래 착용해도 귓구멍에 압박이 크지 않았다.
무선 이어폰은 기본적으로 음질이 담보돼야 한다. 버즈2 프로는 24bit(비트) Hi-Fi 사운드가 적용됐다. 깊은 저음이 인상적으며 대체로 만족스러운 성능이었다.
노이즈캔슬링(ANC)도 꽤 준수했다. 주변 소음이 완전 차단된 것은 아니었지만 에어팟 프로(1세대)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낫다고 느껴졌다. 무엇보다 통화 품질이 좋았다. 상대방 목소리도 선명하게 들렸을 뿐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기자 목소리가 끊김 없이 들렸다. 음질, 노이즈캔슬링 등 기본적인 성능을 볼 때 에어팟 대용으로 사용해도 손색없을 정도다.
다만 사용 편의성에서 아쉬움이 컸다. OS의 차이 탓인지 버즈2 프로의 기능을 활용하는데 제한이 많았다. 버즈2 프로가 내세운 개선된 대화감지나 360오디오 같은 기능은 사용할 수 없었다.
여기에 이퀄라이저 같은 디테일한 설정이나 이어버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갤럭시 기기에서 설정을 한 뒤 아이폰으로 가져와야 한다. 이런 불편함을 덜기 위해 삼성전자는 ‘갤럭시 버즈 앱’을 지원하고 있지만 ‘갤럭시 버즈 라이브’와 ‘갤럭시 버즈 플러스’ 모델만 해당된다.
배터리 표시의 경우 헤드셋 모양으로 아이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노치를 내리면 상단에 깨알 같은 배터리 모양도 나타난다. 다만 구체적인 %(퍼센트)는 보기 어렵다. 또 스마트폰 화면 내에서 노이즈캔슬링, 주변음 허용 등의 설정 전환이 불가능해 버즈2 프로 기기의 터치에 의존해야 한다.
그동안 에어팟 프로의 돌출된 막대나 에어팟 맥스의 물리키를 통해 음량이나 설정 전환 등을 조작해와서 버즈2의 터치 조작 방식이 익숙하진 않았다. 적응 기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기기를 두 번 터치해 다음 음악 재생, 한 번 꾹 눌러 노이즈캔슬링 및 주변음 허용 전환, 한 번 터치로 음악 재생 및 정지 등을 할 수 있다.
갤럭시 버즈2 프로 자체만 놓고 보면 좋은 무선 이어폰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이폰에서 사용할 때 갤럭시 버즈2 프로의 기능을 온전히 활용할 수 없는 부분은 아쉬움이 컸다. 향후 갤럭시 버즈 앱에 버즈 프로 모델을 추가되길 기대한다.